2년차 고진영, 장애물 없는 꽃길… KIA클래식 4R 7언더 몰아쳐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4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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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비-박성현 등과 공동2위, LPGA 상금-올해의선수 선두
시즌 5개 대회서 4번이나 ‘톱3’

고진영(24·하이트·사진)은 연초 올해 목표를 묻자 “모든 대회에서 톱15에 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괜한 큰소리는 아니었다.

2019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5개 대회에서 우승 1회, 준우승 2회, 3위 1회의 성적을 거뒀다. 유일하게 톱3에 들지 못한 대회는 혼다 타일랜드로 공동 29위로 마쳤다.

지난주 파운더스컵에서 4타 차 열세를 딛고 역전 우승을 이끌어 내 미국 본토에서 첫 승을 신고한 그는 1일 끝난 KIA클래식에서 박인비, 박성현 등과 공동 2위에 올랐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즈배드의 아비아라GC(파72)에서 열린 4라운드에서 공동 12위로 출발해 7언더파를 몰아치며 최종 합계 15언더파를 기록했다.

흔히 루키 때 잘했다 이듬해 부진에 빠지는 ‘2년차 징크스’가 그에게는 남의 얘기다. 지난해 LPGA투어 신인왕 고진영은 시즌 처음으로 상금 50만 달러를 돌파해 55만2273달러(약 6억2000만 원)로 이 부문 1위에 나섰다. 또 올해의 선수 부문에서도 63점을 기록해 선두에 이름을 올렸다.

고진영이 LPGA투어 최강자로 나서게 된 데는 향상된 퍼트 능력이 우선 꼽힌다. 지난해 라운드당 퍼트 수가 29.92개로 투어에서 91위에 그쳤으나 이번 시즌 29.13개로 12위까지 뛰어올랐다. 그린 적중 시 평균 퍼트 수도 23위(1.778개)에서 3위(1.688개)로 점프했다.

지난 시즌 종료 후 귀국까지 미뤄가며 에리야 쭈타누깐(태국) 등을 지도한 개러스 래플루스키에게 집중적으로 쇼트게임 레슨을 받은 효과가 있었다. 또 투어 두 번째 시즌을 맞아 그린 적응력도 한층 높아졌다. 과거 박지은, 로레나 오초아 등과 호흡을 맞춘 베테랑 캐디 데이비드 브루커의 조언도 그린 파악에 도움을 주고 있다. 새해 들어 달라진 골프 규정에 따라 고진영이 깃대를 꽂고 퍼트를 시도하면서 한결 자신감이 붙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고진영은 국내에서 뛰던 2015년 시즌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다 해 먹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역풍을 맞기도 했다. 당당하게 각오를 드러냈는데 거만하게 보인다며 구설에 시달려 상처를 받았다.

이번 시즌 LPGA투어를 뒤흔들고 있지만 고진영은 몸을 낮췄다. “부족한 게 많아 선배 언니들에게 배우고 있어요. 대회 때마다 최선을 다해 조금이라도 발전하려고 집중할 뿐입니다.”

한편 KIA클래식 우승은 18언더파를 친 일본의 하타오카 나사(20)에게 돌아갔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고진영#미국여자프로골프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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