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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는 제재 고삐 당기는데… 남북 경협 속도 내려는 당정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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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는 제재 고삐 당기는데… 남북 경협 속도 내려는 당정청

이지훈 기자 입력 2019-03-07 03:00수정 2019-03-07 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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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핵화 먹구름]개성공단 기업들 방북 신청서, 여당 의원도 명단에 이름 올려
조명균 “제재 틀내서 점검 가능”… 남북 경협 분위기 띄우기 나서
전문가 “美 동의 기대 어려운 상황, 서두르면 한미 불협화음 커질것”
지난달 28일 ‘하노이 노딜’ 이후 일주일도 안 돼 한미의 대북 제재 공조에 엇박자가 감지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하노이 노딜 이후 연신 제재의 고삐를 한층 당기겠다고 밝히고 있는 상황.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중재자 역할에 나서겠다”며 개성공단 기업인 방북 검토를 시작으로 경협 사전 준비에 오히려 더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북-미가 하노이 협상 결렬 이후 서로 카드까지 공개할 정도로 충돌한 만큼 일정 시간 냉각기가 필요한 상황인데, 한국 정부가 너무 서둘러 비핵화 중매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 대북 제재 변한 것 없는데도 개성공단 기업인 방북 추진

문 대통령이 4일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에서 남북 협력 사업의 ‘속도감 있는 준비’를 주문한 이후 정부 내 경협 준비는 다시 탄력을 받고 있다. 개성공단 입주 기업인들은 6일 통일부에 시설 점검을 위한 공단 방문 신청서를 제출했다.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더불어민주당 이석현, 바른미래당 정병국·박주선, 정의당 심상정 의원 등 여야 중진 의원 5명도 방북 신청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시설 점검 목적이지만 이번엔 제재 완화나 남북 경협을 강조하는 의미도 강하게 담긴 것이다.

앞서 개성공단 기업들은 박근혜 정부 때 3번 신청을 했다 불허당했고, 문재인 정부 들어 4번 신청은 유보 조치를 받았다. 정부는 ‘자산점검을 위한 기업인 방북을 허용한다’는 기본 입장이지만 미국이 그동안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 유보 조치를 내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엔 정부 분위기가 이전과는 다르다. 기업인들이 방북 신청을 하기도 전에 정부가 먼저 나서 긍정적인 메시지를 쏟아냈기 때문이다. 특히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신청 전날인 5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한반도경제통일교류특별위원회 주최 세미나 특강에서 “필요하다면 (개성공단) 기업인들이 우리 공장들에 가서 가동 차원이 아니라 점검·유지하는 차원의 작업들은 제재 틀 내에서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이런 아이디어를 갖고 미국 측과 협의해 풀어나간다는 구상”이라고 설명했다. 미국과 협의해 개성공단 재개를 이끌어내겠다는 적극적 의사를 밝힌 것이다.

○ 하노이 분석 마치기도 전에 경협 띄우기


정부는 대북 제재의 틀을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남북 경협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 한미 간 대북 사업에 속도차가 나 결국 한미워킹그룹까지 발족해 ‘2인 3각’으로 대북 보조를 맞추게 된 만큼 워싱턴이 우려할 수준으로 다시 앞서가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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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제재 틀 안에서는 경협에 실질적인 진척을 이뤄내기 어렵다. 개성공단 임금이나 금강산 관광 비용 지급 문제의 경우 ‘대량현금 유입금지’란 제재를 비켜나가기 위해 ‘현물 지급’ ‘에스크로 방식’(국내 은행 등에 계좌를 개설, 비핵화 단계에 따라 대금 예치)이 논의되지만 경제 개발을 위해 당장 목돈이 급한 북한이 이를 반길 가능성은 낮다.

게다가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을 강조하며 제재 빈틈을 막으려 하는 미국이 제재 우회로를 통한 개성공단 재개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많다. 고명현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일방적으로 우리 기업이 개성공단 재개에 참여한다면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 대상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워싱턴으로 간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를 만나 상세한 하노이 협상 결렬의 내막을 파악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 ‘영변+α’를 제대로 파악하기도 전에 남북 경협 분위기부터 성급하게 띄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하노이 노딜#문재인 정부#남북 경협#개성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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