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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모든 핵시설 폐기’ 北약속 첫 공개… “실패땐 비상조치”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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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모든 핵시설 폐기’ 北약속 첫 공개… “실패땐 비상조치” 압박

문병기 기자 , 신나리 기자 입력 2019-02-02 03:00수정 2019-02-0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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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2차 정상회담 본격 줄다리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두 번째 담판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가운데 2차 북-미 정상회담 협상 테이블에 오를 비핵화 로드맵이 구체적인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미국이 김 위원장의 영변 외 우라늄 농축시설 폐기 약속을 처음으로 공개하며 핵동결→핵시설 포괄적 신고→사찰·검증→핵물질을 포함한 모든 대량살상무기(WMD) 폐기의 단계적 비핵화 구상을 공개한 것. 미국은 북한에 대한 상응 조치로 종전선언에 이어 비핵화 완료 단계에서 제재 해제와 평화체제 구축까지 제시했다. 하지만 외교적 노력이 실패할 경우 “비상대책(contingency plan)을 갖고 있다”며 북한을 압박하고 있어 북-미 간 줄다리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비건 “김정은, 영변 외 모든 우라늄 시설 폐기 약속”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캘리포니아주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연구소가 주최한 강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한국)전쟁을 끝낼 준비가 돼 있다. 그것(전쟁)은 끝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핵무기에 대해 올바른 일을 한다면 한반도에 영구적 평화체제가 이뤄질 가능성이 더 커질 것”이라고 했다.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종전선언과 평화체제 구축 등이 비핵화 조치에 대한 보상으로 논의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 비건 대표는 이어 “우리는 북한을 침공하지 않을 것이다. 북한 정권의 전복을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며 북-미 간 적대관계 종식도 상응 조치에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강연 후 이어진 일문일답에선 “내게는 마지막 핵무기가 북한 땅을 떠나고, 제재가 해제되며, (북한 주재) 미국대사관에 (미국의) 국기가 내걸리고 평화조약이 체결되는 완벽한 결말이 있다. 이것이 이상(ideal)이라는 걸 안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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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비건 대표는 북한이 포괄적인 핵시설 신고와 사찰·검증 수용은 물론이고 핵물질과 핵무기 등 WMD 폐기를 반드시 약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건 대표는 “김 위원장은 평양 남북 정상회담과 미 국무장관의 10월 평양 방문 당시 플루토늄, 우라늄 농축 시설을 해체하고 폐기하겠다고 약속했다”며 “이는 영변 핵시설을 넘어선 북한의 전체 시설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영변 외 비공개 우라늄 농축 시설까지 모두 폐기하겠다고 약속했다는 사실이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과거 6자회담을 통해 플루토늄 시설 불능화에 합의한 2007년 10·3합의와 달리 영변 핵시설 폐기는 물론이고 지금까지 공개되지 않은 우라늄 농축 시설까지 포함한 합의로 비핵화에 속도를 내겠다는 것이다.

또 비건 대표는 “일정 시점이 되면 포괄적인 신고로 북한의 WMD 전체 규모를 완전히 파악해야 한다”고 했다. ‘신고, 사찰, 폐기, 검증’의 과거 비핵화 절차에선 한발 물러선 것이지만 비핵화와 상응 조치가 일정 수준 진전된 뒤에는 북한이 반드시 전체 핵시설에 대한 신고를 해야 한다는 것. 이어 “궁극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핵물질과 무기, 미사일, 발사대와 다른 WMD의 제거 및 파괴를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종전선언-평화체제 움직임도 본격화

비건 대표가 북한에 대한 요구와 미국의 상응 조치의 청사진을 공개한 것은 이번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빅딜’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을 재확인한 것이다. 비건 대표는 “외교적 노력이 실패할 경우 비상대책이 마련돼 있다”고 언급해 ‘빅딜’에 실패할 경우 한미 군사훈련 재개 등 군사적 압박이 재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제재 압박이 계속되면 새로운 길을 모색하겠다”고 한 데 대한 맞대응으로 북한의 추가적인 조치들을 압박하면서 동시에 2차 회담에 대한 불신이 여전한 워싱턴 조야의 우려를 차단하려는 것이다. 비건 대표는 3일 한국을 방문해 이르면 4일부터 판문점에서 북-미 실무협상에 나선다.

미국이 비핵화에 대한 상응 조치로 평화체제를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북-미 정상회담을 전후해 한국 중국 등 주요국들의 외교 행보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다자협상과 별도로 남북미 정상회담을 통한 종전선언이 추진될 수도 있다. 문정인 대통령통일외교안보특보는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에 문재인 대통령도 참여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모양이 좋다”며 “바라면 준비하는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문병기 weappon@donga.com·신나리 기자
#트럼프#북미 정상회담#비핵화#북한#비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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