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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 밖 과학세계 보여주고 싶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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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 밖 과학세계 보여주고 싶었죠”

조유라 기자 입력 2019-01-31 03:00수정 2019-01-31 0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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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생 과학 교육 활동 지원하는 교육부 ‘2018 사다리 프로젝트’
최우수상 충남 송산중 한동규 교사
28일 ‘사다리 프로젝트’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한동규 교사(오른쪽)와 학생들이 대전 국립중앙과학관을 방문해 채연석 연구원(가운데)과 만났다. 이들은 6개월간 과학 체험 활동을 진행했다. 한동규 교사 제공
“주말은 없지만 아이들이 과학으로 꿈을 꿀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충남 송산중 한동규 교사(40)의 목소리는 들떠 있었다. 그가 이끄는 이 학교 ‘송산사이언스드림팀’이 ‘2018 사다리 프로젝트’에서 28일 최우수상을 수상했기 때문이다.

2016년 시작된 ‘사다리 프로젝트’는 생활 여건 때문에 과학 교육을 받기 어려운 중고교생을 위해 교육부가 주최하고 한국과학창의재단 및 이화여대가 주관하는 과학 체험 프로그램이다. 학생 3명과 멘토 교사 1명이 팀을 이룬 후 과학 관련 기관 탐방과 체험 활동, 전문가 멘토와의 공동 프로젝트 등 과학에 대한 꿈을 기를 수 있는 활동을 약 6개월간 진행한다. 활동 내용을 토대로 연말에 우수팀을 시상한다.

한 교사가 이번에 사다리 프로젝트에 참여한 것은 두 번째다. 2017년 담임을 맡았던 3학년 아이들과 처음 참여한 뒤 작년에 담임을 맡은 2학년 제자들과 다시 팀을 꾸렸다. 한 교사는 함께 팀을 이룰 학생들로 ‘부모님의 손길이 미처 닿지 않는 아이들’을 선택했다. 시각장애를 가진 한국인 아버지와 청각장애를 가진 태국인 어머니를 둔 A 군, 어머니 없이 아버지와 두 형과 함께 사는 B 군, 이들의 ‘절친’ C 군으로 팀을 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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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점수를 잘 받지 않아도 돼. 너희가 과학이 재밌는 거라는 걸 알면 좋겠어.”

한국화학연구원을 방문한 한동규 교사와 학생들.
지난해 중순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한 교사는 아이들에게 ‘공부하지 말라’고 선포했다. 그가 아이들에게 해 주고 싶은 건 교과서 밖의 과학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송산사이언스드림팀’은 강원과학고에서 천체망원경을 조립하고, 아마란스라는 특용작물을 재배했다. 항공우주과학 연구원을 직접 만나 인터뷰했다. 한 교사는 “과학 교과서에서 본 내용이 어떻게 실생활에서 활용되는지를 학생들과 함께 탐구했다”고 말했다.

한 교사와 함께 한 달에 한 번 전국 각지에서 과학 체험을 하자 아이들의 표정은 몰라보게 밝아졌다. 성적이 올라간 것은 물론이고 자존감도 높아졌다. 한 교사가 평소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 느낀 점 정리를 잘하고 있느냐”고 잔소리를 해도 아이들은 기쁘게 받아들였다.

아이들에게 확실한 ‘꿈’도 생겼다. 하루 종일 스마트폰만 잡고 있던 A 군에겐 ‘자동차 정비’라는 장래 희망이 생겼다. ‘갓난아이 아빠’인 한 교사는 한 달에 한 번 주말을 아기가 아닌 제자들을 위해 내줘야 했다. 그럼에도 그는 “내가 아빠이기 때문에 오히려 아이들이 밝아지는 모습을 보면 기쁘다”고 했다.

한 교사는 올해도 이 아이들과 함께 한 번 더 사다리 프로젝트에 지원할 계획이다. 아이들이 입을 모아 “선생님 내년에 또 같이해요”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한 교사는 “우리 아이들뿐만 아니라 가정환경이나 상황 때문에 과학을 접하지 못하는 친구들을 위해 프로젝트가 확대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2018 사다리 프로젝트#과학 체험 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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