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일!” 달라진 양상문, 롯데 팬 미소 되찾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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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월 29일 10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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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양상문 감독. 스포츠동아DB
롯데 양상문 감독. 스포츠동아DB
양상문 롯데 자이언츠 감독은 취재진을 만날 때면 특유의 논리정연함에 위트를 더한 화법을 즐긴다. 수년간 해설위원으로 생방송을 소화한 경력도 있으니 어떤 질문을 던져도 막힘없이 답을 내놓는다. 거기에 지루하지 않도록 가벼운 농담을 가미하는 것에도 익숙하다. 또한 선수들과 소통도 적극적이다. 이대호(롯데), 강민호(삼성 라이온즈) 등 ‘양상문 롯데 1기’ 선수들은 아직도 양 감독을 ‘아버지’라고 부른다.

하지만 경기 개시 후에는 짐짓 무거워진다. 안타나 홈런에도 격한 제스처나 감정표현 대신 박수 정도로 갈음하기 일쑤다. 실점이나 실책이 나와도 잠시간의 아쉬움을 표현한 뒤 이내 포커페이스를 되찾는다. 경기 전후 취재진과 만날 때 모습과 완전히 딴판이다.

그런 양 감독이 변화를 선언했다. 그는 28일 구단 시무식에서 1~2군을 총망라한 선수단과 마주해 “야구장에서는 공필성 수석코치와 함께 밝은 표정, 큰 제스처를 취하겠다. 하루아침에 변하지는 않겠지만 예전보다 자주 웃겠다”고 밝혔다. 변화를 택한 이유를 묻자 그는 “롯데 선수들이 야구장에서 활기찬 모습이 덜하다고 들었다”며 “선수들이 잘하면 박수를 아끼지 않겠다. 전에 없던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벤치와 진정한 교감이 가능하다. 나부터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롯데 선수단은 분위기에 약했다. 한 번 상승곡선에 올라타면 누구도 두렵지 않을 기세를 뽐내지만 한 번 처지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이 무너졌다. 지난해까지 2년간 주장을 맡았던 ‘빅 보이’ 이대호를 비롯한 베테랑들이 매번 “고참과 후배들 사이 벽을 허물어야 한다. 서로 장난도 치면서 자연스레 파이팅할 수 있는 분위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실수가 나올 때면 자책이 앞섰다. 실수로 몸이 경직되면 또 다른 실수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

양 감독의 변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선수단 면면을 살펴보면 롯데 역시 5강 이상을 꿈꿔볼 만하다. 가진 기량을 100% 그라운드에 쏟아내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경직된 분위기까지 더해진다면 소위 말하는 ‘될 것도 안 되는 상황’으로 이어진다. 팀 구성상 이대호·채태인·전준우·손아섭 등 중고참과 전병우·한동희 사이 중간 연결고리 기수가 마땅치 않은 상황. 양상문 감독은 직접 포커페이스를 버리기로 결심했다. 이러한 변화가 롯데 팬들의 웃음까지 이끌어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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