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계 미투, 이번엔 동성 성추행…“가슴·엉덩이 툭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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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월 22일 08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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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계 미투(#ME TOO)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동성 선배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22일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2년 전 A대학에서 양궁선수로 활동했던 김미성 씨는 선배 B 씨에게 상습적인 성추행 및 성희롱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보도에 따르면 김 씨는 2017년 1월 중순부터 B 씨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 김 씨는 "양궁장에서 훈련할 때 몸을 만지기 시작하더니 감독이 있을 때도 가슴과 엉덩이를 만지거나 툭툭 쳤다. ‘불쾌하니 하지 말라’고 했지만 듣질 않았다. 지역체육회에 갔을 때 뒤에 다른 남자 선수들이 앉아있는데도 갑자기 가슴을 더듬었다"라고 했다. 또 ‘클럽 가서 아무 남자나 붙잡고 자자고 해봐라’ 등 성희롱 발언도 했다고 말했다.

이에 김 씨는 2017년 4월 양궁부 감독에게 B 씨의 성추행 사실을 고백했다. 하지만 김 씨는 "감독이 ‘실력으로 이겨라. 지금 네가 두 번째고, B가 첫 번째다. 네가 1번이 되면 너 위주로 양궁장이 돌아갈 수 있다. 이번 일은 알아서 처리해주겠다’는 말을 했다"라고 전했다.

김 씨는 담당 교수와 상의 후 학교 성희롱센터에 신고했고, 학교 측은 김 씨와 B 씨 간의 공간 분리 지침을 내렸다. 하지만 김 씨는 이후 양궁부에서 왕따를 당하게 됐고, 결국 김 씨는 10년 넘게 해온 선수생활을 접어야 했다고 전했다.

김 씨는 2017년 6월 경찰에 B 씨를 신고 했고 재판까지 진행됐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1심은 B 씨에게 무죄를 내렸다.

B 씨는 문자메시지로 '후배를 괴롭힌 적 있느냐'는 질문에 "아닙니다. 연락하지 마세요"라고만 답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양궁부 감독은 "다 끝난 일로 알고 있다. B 선수는 학점도 높고 엘리트 체육의 모범이 되는 학생이다. 워낙 미투가 사회 이슈이긴 한데 만약 B 선수가 무죄로 나오면 어떡할 거냐. (선수한테 내가 했다는 말은) 일방적인 한쪽의 주장일 뿐"이라고 말했다.

대한양궁협회 관계자는 해당 사건에 대해 "관련 민원이 대한체육회에서 협회로 넘어왔는데 2017년 그 당시 협회가 통합 과정이라 스포츠공정위원회 구성이 안 돼 지역 협회로 조사를 넘겼다. 항소심이 진행 중이고, B 씨가 강하게 부인하고 있어 함부로 판단을 못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소정 동아닷컴 기자 toy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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