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효민 “망해도 왜 계속 나오냐고? ‘끈기’ 하나는 끝내주거든요”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1월 21일 07시 00분


가수 효민. 사진제공|써브라임아티스트에이전시
가수 효민. 사진제공|써브라임아티스트에이전시
■ 신곡 ‘으음으음’으로 4개월 만에 컴백한 효민

마음고생 끝! 신곡 ‘으음으음’ 편안하게 다 내려놔
티아라 해체 아냐…7월에 ‘10주년 이벤트’ 구상 중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다. 강렬한 메이크업과 튀는 의상, 차가운 이미지로만 봐서는 웬만한 상처에도 아랑곳하지 않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내면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누구보다 여리다. 눈물도 많다. 큰 눈망울에서 눈물을 뚝뚝 떨어뜨리는, “압박감에 시달리는 걱정 투성이”다. 걸그룹 티아라 출신 효민의 이야기다. 그는 말 한마디를 하더라도 머릿속으로 수십 번 생각하고 말로 옮기는 성격이다. “혹시 실수라도 하지 않을까” 지독한 ‘자기검열’로 자신을 몰아세운다. 10대 연습생 시절부터 또래들보다 일찍 사회생활을 시작한 그는 “조금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과 인정받고 싶다는 강박이 저를 점점 조심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 “‘망했는데도 또 나와?’라고 해도 또 도전”


지난해 9월 디지털 싱글 ‘망고’ 이후 4개월 만인 18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한결 차분해보였다. 2017년 말 해체 아닌 해체로 그룹 활동을 중단하고 솔로가수로 잰걸음 중인 그가 신곡 ‘으음으음’(U Um U Um)을 20일 내놓았다. 다음 달 중순 미니음반을 선보이기에 앞서 선공개 형식으로 발표한 것이다.

시각적인 부분에 중점을 둔 ‘망고’가 효민의 외형적인 모습과 닮았다면, ‘으음으음’은 효민이 대중에게 새롭게 다가가고 싶다는 속마음을 간접적으로 표현한 곡이다. 기분 좋을 때 나오는 흥얼거림을 허밍으로 표현했다.

“쉽게 바뀌지는 않겠지만 조금 편안하게 내려놓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 편안한 곡으로 대중에게 조금 쉽게 다가가고 싶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하다보면 괜찮지 않을까. 일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지만 또 일을 해야 해소된다. 결국 무대에서 노래를 하고 춤추다보면 팬들에게서 위로를 받는다.”

가수 효민. 사진제공|써브라임아티스트에이전시
가수 효민. 사진제공|써브라임아티스트에이전시

압박감은 가장 심했다. 데뷔 후 티아라로 활동하며 10년 가까이 몸담았던 전 소속사에서 나와 지난해 새 회사에 둥지를 틀고 발표한 ‘망고’가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기 때문이다. ‘망고’ 이후 연이어 발표할 신곡도 시기가 미뤄졌다.

“스스로 해보는 건 처음이었다. 시행착오가 있었다. 곡이 조금씩 바뀌면서 시간이 더 필요했고, 또 연말에는 가수들이 많이 나와서 들어갈 틈이 없었다. 예전에는 편안하고 안정적인 집에서 떠먹여주는 밥을 먹는 수준으로 앨범에 참여했다면 지금은 아니다. 제 선택에 책임을 져야 한다. 직접 발로 뛰면서 만든 거다. 세상에 쉬운 게 없구나 하고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아직까지 자신감이 생기지 않지만, 언젠가 타이틀곡까지 직접 만들어보고 싶다.”

실패는 있어도 좌절은 없다. 자신의 최대 강점인 “지긋지긋할 정도의 끈기”를 내세워 실패를 하더라도 꾸준하게 앨범을 발표할 계획이다.

“성적이 좋지 않으면 어떤가. 그래도 (음반을)내고 싶고, 또 낼 거다. 솔직히 냉정하게 ‘쟤 망해도 계속 나오네, 계속 왜 하지?’라는 말도 들었다. 제가 선택한 직업이고 아직 저를 응원해주는 팬들이 있으니 포기하지 않을 거다. 성공하고 싶다는 마음은 내려놓고 ‘음악에 욕심 있다’ ‘생각이 있네’라는 말을 듣는 게 목표다.”

● “티아라로 10년…애증의 그 이름”

효민의 강박은 티아라로 활동할 때부터 생긴 거다. 멤버 교체, 탈퇴, 불화 등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그룹 활동이라 심적 부담은 점점 더 커졌다. 티아라라는 단어만 나와도 눈물부터 쏟아낸다.

“가수가 아니었다면 제 인생이 어떻게 바뀌었을지 모른다. 케이팝이 붐이었던 시절에 활동했고, 일본과 중국에서 데뷔도 했다. 인기도 얻을 만큼 얻었다. 힘들었던 시기도 있었다. 이전 회사를 나오면서 ‘해방’이라는 생각도 들었으니까. 특출한 게 없었던 우리가 과분한 사랑을 받은 거다. 그만큼 애증의 이름이다.”

가수 효민. 사진제공|써브라임아티스트에이전시
가수 효민. 사진제공|써브라임아티스트에이전시

올해로 티아라가 데뷔한 지 딱 10년째다. 2017년 5월 멤버 보람과 소연이 그룹에서 탈퇴했고, 12월 나머지 멤버들도 전 소속사 MBK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이 만료되어 회사를 떠났다. 현재 멤버들은 새 소속사에서 각자의 길을 걷고 있다. 멤버들은 “절대 해체가 아니다”고 입을 모으고 있는 만큼 올해 데뷔 10주년을 기념해 ‘특별한 것’을 구상 중이다.

“무엇보다 이대로 끝이 아닌데 끝난 것 같아 마음에 걸린다. 멤버들이 솔로로 나설 때마다 이름 앞에 ‘티아라’가 붙지 않나, 그거라도 좋으니 무조건 활동을 시작하라고 말한다. 한 번이라도 티아라의 이름이 언급되는 게 좋으니까. 데뷔한 7월을 그냥 넘길 수 없을 것 같다. 소소하게 팬들이랑 뭔가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 효민

▲ 본명 박선영
▲ 1989년 5월30일생
▲ 2008년 FT아일랜드의 ‘헤븐’ 뮤직비디오 출연
▲ 2009년 걸그룹 티아라 데뷔
▲ 2010년 드라마 ‘자이언트’,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로 연기 시작
▲ 2011년 MBC 연기대상 미니시리즈부문 여자신인상(‘계백’)
▲ 2014년 ‘메이크 업’으로 솔로 데뷔
▲ 2017년 12월 소속사와 전속계약 만료 후 티아라 활동 중단
▲ 2018년 디지털 싱글곡 ‘망고’ 발표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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