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입당에 친박계도 엇갈려…“구심점” vs “무늬만 친박”

  • 뉴시스
  • 입력 2019년 1월 16일 10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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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의 전격 입당을 놓고 친박계(親박근혜계) 의원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친박계 중 전당대회에 출마하려던 의원들은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는 반면 초재선 의원들은 대체로 황 전 총리의 입당을 반기는 모양새다.

황 전 총리 입당 하루 전인 지난 14일 차기 전당대회 출마의지가 있는 친박계 의원들은 비판과 견제의 목소리를 냈다.

친박계 김진태 의원은 페이스북에 “황 전 총리의 한국당 입당을 환영한다”며 “전당대회에서 선수끼리 제대로 경쟁해보자”고 말했다.

정우택 의원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아직 (전당대회) 출마 결정을 안했다고 하니 거기다 뭐라고 하겠느냐”며 “싸움이 붙었을 때는 이야기할 것”이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신상진 의원은 페이스북에 “입당을 환영한다”면서도 “2·27 전당대회 출마는 바람직스럽지 않다고 본다”라고 적었다.

친박계 핵심인 홍문종 의원은 16일 뉴시스와 통화에서 “황 전 총리는 친박이 아니다”라며 “내부와의 인연도 없고 마지막에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석연찮은 일도 많았다. 아마 본인이 무늬만 친박이라는 걸 아니 위치가 어정쩡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친박계 중진들이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는 이유는 우선 황 전 총리의 높은 지지율 탓에 본인들의 전당대회 출마와 승리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또 황 전 총리가 국무총리 당시 새누리당(한국당) 친박 의원들과의 교류가 실제 없었고, 박 전 대통령 탄핵 등에 대해 침묵했던 점도 주요 이유로 꼽힌다. 즉 공헌한 것 없이 높은 지지율만 믿고 들어와 ‘무혈입성’을 하려 한다는 인식이 깔려있는 것이다.

반면 황 전 총리와 내각에서 일을 한 경험이 있거나 높은 지지율을 새로운 희망으로 보는 친박계 초재선 의원들은 적극적으로 지지하거나 환영 의사를 밝혔다.
15일 국회에서 열린 황 전 총리의 입당식에는 추경호, 민경욱 의원이 참석했다. 추 의원은 황교안 국무총리 당시 국무조정실장으로 일한 인연이 있다. 민 의원은 박근혜 정부 때 청와대 대변인을 했다. 두 의원은 당일 황 전 총리의 입당을 누구보다 축하했다. 민 의원은 황 전 총리가 나 원내대표를 만나는 자리에 배석하기도 했다.

당 내에선 박근혜 정부 당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한 윤상직 의원, 행정자치부 장관을 한 정종섭 의원, 대통령비서실 국정기획수석을 한 유민봉 의원 등이 황 전 총리의 입당을 반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윤상현 의원도 지난 14일 “황교안 전 총리의 한국당 입당은 좋은 변화”라며 환영했다.

윤상직 의원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황 전 총리는 지금 보수우파 진영에서 대선 지지도 1위”라며 “이런 점을 잘 살려서 정권을 되찾아왔으면 하는 희망이 크다”고 기대를 드러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친박계 재선 의원은 “전당대회 구도가 어떻게 흘러갈지 상황을 지켜보겠다”면서도 “황 전 총리를 전면에서 지지하기보다는 후방에서 다른 전당대회 주자들을 비판하면서 돕겠다”고 말했다.

친박계 초재선을 중심으로 황 전 총리에 대한 환영과 기대가 큰 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 이후 친박계가 구심점을 잃었기 때문이다. 아직 이른 감은 있으나 황 전 총리가 당 대표가 된다면 당이 다시 한 번 친박계를 중심으로 재편될 수 있다는 희망도 나온다.

한편 황 전 총리를 달가워하지 않는 친박계 중진들도 결국 높은 지지율로 전당대회 당선 가능성이 높은 황 전 총리를 중심으로 다시 모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겉모습만 친박이라 할지라도 보수 대선 지지도 1위를 꾸준히 기록한 황 전 총리를 무시할 순 없기 때문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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