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위원 이승엽’의 향후 역할은?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1월 15일 05시 30분


이승엽 기술위원. 스포츠동아DB
이승엽 기술위원. 스포츠동아DB
은퇴한 ‘국민타자’ 이승엽(43)이 팬들 곁으로 좀더 가까이 다가선다. 14일 KBO가 발표한 6명의 기술위원 명단에 포함돼 야구국가대표팀 전임감독을 뽑는 중책을 맡게 됐다. 김시진(61) 기술위원장과 KBO 수뇌부가 감독 선임에서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겠지만, 선수 시절 그의 활약상을 생생히 기억하는 팬들에게는 그 누구보다 묵직한 울림으로 다가오는 인물이 바로 이승엽 위원이다.

이 위원은 2017년을 끝으로 선수생활을 마감하기까지 한국야구 100년사에 가장 커다란 족적을 남긴 타자였다. 결정적 순간 그가 터트린 홈런 한방 한방은 곧 한국야구의 위대한 자산으로 이어졌다. 2006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008년 베이징올림픽이 하이라이트였다. 특히 베이징올림픽 준결승 일본전의 결승 2점홈런은 무려 14명의 후배들에게 ‘병역특례’를 안긴 한방으로 유명하다. 이 때문에 ‘합법적 병역 브로커’라는 별명이 그에게 따라붙기도 했다.

은퇴 후 이 위원은 KBO 홍보대사를 맡아 굵직한 야구 이벤트 때마다 얼굴을 비추곤 했다.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때는 SBS 해설위원으로 금메달 현장을 지켜봤다. 유니폼 대신 양복 차림을 한 그의 모습이 어느새 친숙해졌다.

기술위원으로 임명된 만큼 지금 당장은 선동열(56) 전 감독의 자진사퇴로 공석이 된 국가대표 감독 선임에 힘을 보태야 한다. 그러나 양복 대신 유니폼을 입은 이 위원을 볼 수 있기를 많은 팬들이 바랄 것으로 보인다. 향후 새롭게 구성될 대표팀 코칭스태프로 합류해 선수가 아닌 지도자로 한국야구의 영광에 앞장서는 또 다른 모습이다.

우선은 본인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겠지만, 선 전 감독의 사퇴과정과 그 이후의 난맥상에서도 드러나듯 한국야구는 새로운 인물과 리더를 필요로 한다. 선 전 감독이 은퇴 후 KBO 홍보대사와 프로팀 지도자를 거쳐 국가대표팀 코치와 사령탑으로 발돋움했듯 이 위원도 비슷한 길을 걸을 수 있다. 현재 일본대표팀 사령탑인 이나바 아쓰노리(47) 감독 역시 선수 시절 강타자로 이름을 떨친 스타플레이어였다. 워낙 겸손한 성격이라 ‘코치 이승엽’으로 나서길 주저할 테지만, 감독을 보좌하고 후배들을 돕는 것도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은 그가 한국야구에 줄 수 있는 선물이자 의무임을 자각했으면 한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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