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 편견 여전…국민 61% “정신질환자 더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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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월 4일 06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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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대국민 정신건강 지식·태도조사 결과보고서
전문가 “정신질환자, 제때 치료받도록 편견 거둬야”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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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국민 5명 중 4명은 누구나 정신질환에 걸릴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3명 이상은 정신질환자가 일반인보다 더 위험하다고 인식하고 있다.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은 초기 정신질환자의 병원 방문을 기피하게 만들어 증상을 악화시키므로, 전문가들은 이들이 제때 치료받을 수 있도록 부정적인 인식을 거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4일 국립건강정신센터가 전국 만 15~70세 152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7년 대국인 정신건강 지식 및 태도조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 중 83.8%(1281명)가 ‘누구나 정신질환에 걸릴 수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 가운데 정신질환이 특정인에게 나타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5.3%(80명)에 그쳤다. 나머지는 ‘보통’이라고 답했다.

또 응답자의 70.3%(1075명)가 ‘정신질환은 치료가 가능하다’고 인식했고, 64.6%(988명)는 ‘정신질환이 있는 사람도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있다’고 생각했다. ‘우울증은 치료 가능하다’는 응답자도 72.5%(1109명)에 달했다.

하지만 ‘정신질환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위험한 편’이라는 질문에 절반이 훌쩍 넘는 61.4%(939명)가 ‘그렇다’고 답했다. 정신질환자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같은 질문에 응답자 11.4%(175명)만이 ‘그렇지 않다’고 생각했다.

정신질환자에 대한 배타성도 드러났다. ‘정신질환자 이용 시설이 우리 동네에 들어와도 받아들일 수 있다’는 질문에 35.6%(544명)만 긍정적으로 답했고, 21.4%(327명)가 반대했다.

‘정신질환에 걸린 사람과 대화하면 불편함을 느낄 것’이라는 질문에는 23.1%(354명)이 ‘아니’라고, 34.9%(534명)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정신과 치료 경험이 있는 사람과 같이 일할 수 있다’에는 53.9%(829명)만이 긍정적이었고, 34.6%(530명)은 유보적 입장을, 11.4%(175명)는 부정적이었다.

정신질환의 원인을 개인의 잘못으로 여기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응답자 39.8%(609명)는 ‘정신질환에 걸린다면, 나에게 문제가 있어서라고 생각할 것이다’에 ‘그렇다’고 답했다. 같은 질문에 39.5%(603명)가 ‘보통’, 20.7%(317명)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정신질환에 걸리면 주변 사람이 자신을 떠날 것이라는 두려움도 가지고 있었다. ‘내가 정신질환에 걸리면 몇몇 친구들은 나에게 등을 돌릴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38.6%(590명)였다. 같은 질문에 23.9%(365명)만이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정신질환자가 위험하다는 인식에 대해 이동우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정책연구소장(상계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은 “정신질환자 중 극히 일부에서 폭력성이 나타나고, 이들도 치료받지 않은 초발, 재발 시기에만 위험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대검찰청이 2017년 범죄를 분석한 결과 정신장애인의 범죄율(0.136%)은 전체 범죄율(3.93%)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이어 이 소장은 “사회적 편견 탓에 치료받아야 하는 정신질환자가 진료를 피하게 되고, 이는 증세 악화로 이어진다”며 “정신질환 치료를 받아도 사회적 불이익이 없어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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