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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치, 그들을 말한다] LG 유지현 수석 코치의 ‘숙원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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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치, 그들을 말한다] LG 유지현 수석 코치의 ‘숙원 사업’

서다영 기자 입력 2019-01-04 05:30수정 2019-01-04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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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유지현 수석코치는 쌍둥이 군단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다. 선수 시절을 포함해 지도자로도 오직 줄무늬 유니폼만을 입었다. “부모와 자식 사이”라고 설명하는 그에게 LG란 과연 어떤 의미를 가진 팀일까. 스포츠동아DB

‘외유내강’이란 네 글자는 LG 트윈스 유지현(48) 수석코치를 설명하기에 적절한 단어다. 보는 이의 마음을 편하게 만드는 특유의 온화한 미소 속에 저만의 철학과 강단이 녹아 있어서다.

짧고 굵은 선수 생활 11년을 통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생애 단 한 번뿐인 신인왕의 영예와 한국시리즈(KS) 우승으로 출발해 LG의 ‘신바람’을 주도했다. 그의 몸놀림 하나에 야구장 전체가 들썩이기도 했다. 이젠 그보다 더 긴 14년의 세월을 지도자로 지냈다. 그라운드에서 한발 짝 물러선 지금은 더 이상 팬들의 뜨거운 환호성을 독차지할 기회가 없다. 대신 “지도하는 선수들이 바람직하게 성장하고 있는 것을 확일 할 때 가장 행복하다”는 새로운 기쁨을 얻었다.

선수 시절과 마찬가지로 줄무늬 유니폼을 입고 작전, 주루, 수비 코치를 두루 지냈다. 과거 영민한 플레이로 ‘꾀돌이’라는 별명을 얻은 것처럼 코치란 직책을 입고도 다채로운 색깔을 품고 있다. 외적으로도 큰 변화가 없다. 사뿐한 움직임과 특유의 ‘동안’ 외모까지 그대로다. 철저한 관리의 결과물이다. 더욱이 그 속을 들여다보면 LG와 야구를 대하는 마음가짐까지도 참 한결같다.


“여전히 유니폼을 입었을 때 가장 행복하다. 유니폼을 벗을 때까지는 야구에 임하는 꼼꼼한 태도와 열정을 단 한 순간도 놓치지 않으려 노력할 것이다. 절대 변치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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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유지현 수석코치. 스포츠동아DB

● 14년의 초석이 된 MLB 생활

-힘든 2018시즌을 치렀다. 아쉬움을 털어내는 데 시간이 꽤 걸렸을 것 같다.


“해마다 새롭게 배우는 것 같다. 프로야구는 단기전이 아닌 페넌트레이스다. 매 경기 승패에 매달리는 것보다 길게 보고 시즌을 치러야 한다. 시즌 도중엔 힘을 겨뤄야하는 때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것을 얼마나 착실히 준비할 것인지가 핵심이다. 더욱이 처음으로 수석 코치를 맡았던 까닭에 팀을 보는 시선도 한층 넓어졌다.”

-코치 15년차다. 2007~2008년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지도 경험을 쌓고 돌아온 것이 큰 자산이 되었을까?

“‘미국에서 공부를 하지 않았다면 지금쯤 어떻게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을까?’라는 생각도 해본다. 미국에서 접한 것은 내 머릿속엔 없는 세계였다. 굉장히 큰 도움을 받았다. 그 시간이 없었다면 아마 내가 아는 것을 선수들에게 단순히 전달만 하지 않았을까 싶다. 선수 스스로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듣는 사람에 기준을 두고 접근하는 것이 기본이다.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알고 하는 것과, 머리는 모르는데 몸만 움직이는 것은 달라서다. 지금도 미국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훈련에 있어서만큼은 상당히 철저하다고 들었다.


“선수들이 힘들어하는 경우도 있다. 대충하면 혼나니까(웃음) 아무리 좋은 결과물보다는 충실히 다져놓은 과정을 두고 높이 칭찬을 한다. 그래서 선수들이 마음을 놓지 못한다. 물론 실수는 당연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결과와 실수에 너무 얽매이지 말라는 이야기를 한다. 대신 훈련을 할 때만큼은 자세가 미흡하거나, 기본적인 부분을 소홀히 했을 때 굉장히 나무라는 편이다.”

LG 유지현 수석코치. 스포츠동아DB

● 가끔은 아재개그도 괜찮지?

-2018시즌을 통해 류중일 감독의 색깔을 충분히 파악했을 것 같다.


“지난해보다는 훨씬 더 편안하게 해드려야 하지 않을까 싶다. 감독님이 원하는 방향성을 바탕으로 도와드려야 한다. 늘 귀를 열어두고, 코치들의 생각을 많이 들어주시는 편이다. 단순히 지시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서 코치들의 책임감이 더 크다. 믿어주시는 만큼 코치 입장에서는 사전에 준비도 많이 해야 한다. 사실 더 어려운 일이다.”

-2019시즌엔 수석과 수비 코치를 함께 맡았다. 미리 그려둔 방향이 있을까?

“다른 팀과 팬들이 봤을 때 ‘수비가 안정됐다. 편안하게 야구를 한다’거나 ‘경기를 해보니 상대하기 좀 까다롭다’고 느껴지는 팀으로 만드는 것이 내 몫이라고 생각한다.”

-스스로 돌아보면 어떤 유형의 지도자인가?

“가족보다 선수들을 더 많이 본다. 코치이기 전에 선배이자 동료라는 느낌으로 선수를 대한다. 선수들이 내게 하고 싶은 이야기 있을 때 뒤로 도망가지 않고, 내 눈을 피하지 않기 위해서 먼저 다가서기도 한다. 말도 안 되는 유머를 쓰는 것도 내 방법이다. 눈높이를 맞추려고 하면 선수들도 분명 그 마음을 알고 마음을 열지 않을까.”

-평소 선수들에게 강조하는 부분은?

“화려함보다는 확률적으로 잘할 수 있는 부분을 강조한다. 기본에 충실해야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거기에 살을 덧붙여 확률을 높일 수 있는 방향을 찾아준다. 똑같은 타구를 잡더라도 자세가 조금 안 좋았다면 ‘이 자세로는 놓칠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한다. 반대로 자세가 좋았다면 공을 놓쳤어도 확률적으로 훨씬 더 잘 잡을 수 있다. 결과를 두고 ‘잘했다, 못했다’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훈련 과정을 섬세하게 다룬다.”

LG 유지현 수석코치. 스포츠동아DB

● 후배들에게 물려주고 싶은 것

-선수 시절 정말 큰 사랑을 받았다. 여전히 그 때의 분위기를 기억하나.


“1990년대는 정말 기대 이상의 사랑을 받았다. 워낙 많은 팬들이 경기장을 찾아와주신 덕분에 야구를 신나게 할 수 있었다. 후배들도 팬들의 시선을 부담이라고 느끼지 않고, 그들이 나를 응원해주고 등 뒤에서 밀어주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하길 바란다. 그러면 플레이에도 더욱 자신감이 생기는 시너지 효과가 나온다. 분명 그런 시기가 올 거라고 생각한다.”

-팀 내 몇 안 되는 우승반지 보유자다. 그만큼 마음의 짐도 클 것 같다.


“매년 팬들에게 ‘올해는 꼭 우승하겠다’고 말하고선 결국 약속을 지키지 못해 늘 거짓말쟁이가 됐다. 누구보다 LG를 사랑하고 사명감을 가진 사람으로서 팬들이 염원하는 우승의 기쁨을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안겨드리고 싶다. 그것이 내겐 최고의 짐이다. 우승을 위해 지금도 부지런히 달리고 있다.”

-줄무늬 유니폼을 입고 동고동락한 세월만 25년이다. LG는 어떤 존재일까?

“내게 LG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다. 마치 부모와 자식 사이랄까. 그런 의미에서 피를 나눈 가족이 아닐까 싶다.”

● 유지현 코치는?

▲ 생년월일=1971년 5월 25일 ▲ 출신교=충암초~충암중~충암고~한양대 ▲ 프로선수 경력=LG 트윈스(1994~2004년) ▲ 프로통산 성적=1108경기·1134안타·64홈런·379타점·296도루·타율 0.280 ▲ 지도자 경력=LG 트윈스 1군 수비·주루코치(2005~2007년)~1군 작전·주루코치(2008~2011년)~1군 수비코치(2012~2015년)~1군 작전·주루코치(2015~2017년)~1군 수석·작전코치(2018년)~1군 수석·수비코치(2019년~)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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