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첫 해외교포 ‘아너소사이어티 1호’ 탄생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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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년전 이민 간 김훈철 美사업가 1억원 이상 고액 기부자 모임에 가입
고향 선배인 정지연 광원건설 대표와 다양한 분야서 ‘기부 경쟁’ 화제

2일 인천시장 집무실에서 1억 원 이상 고액기부자 모임인 인천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으로 가입한 재미교포 김훈철 씨(왼쪽에서 두 번째)와 그의 자선활동 경쟁자인 정지연 광원건설 대표(오른쪽)가 박남춘 인천시장(가운데)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김영국 채널A 스마트리포터 press82@donga.com
2일 인천시장 집무실에서 1억 원 이상 고액기부자 모임인 인천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으로 가입한 재미교포 김훈철 씨(왼쪽에서 두 번째)와 그의 자선활동 경쟁자인 정지연 광원건설 대표(오른쪽)가 박남춘 인천시장(가운데)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김영국 채널A 스마트리포터 press82@donga.com
인천과 미국에서 탄탄한 건설업체를 운영하는 고향 선후배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기부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해외 교포로는 인천 최초로 1억 원 이상 기부자 모임 아너소사이어티에 가입한 김훈철 미국 이스턴코퍼레이션 대표(62)와 인천 향토 건설업체인 광원건설 정지연 대표(67)가 주인공들이다. 이들의 선행 2인 3각을 좇아가 봤다.

“존경하던 고교 2학년 담임선생님께서 운명을 바꾸려면 평상시 아부와 공부를 잘하라는 우스갯소리를 하셨어요. 저는 여기에다 기부를 합해 ‘3부’를 잘해야 운명이 바뀔 수 있다는 말을 페이스북에 올리고 있어요.”

김 대표는 2일 인천시장 집무실에서 박남춘 시장의 ‘기부 덕담’을 들으며 활짝 웃었다. 박 시장은 인천 아너소사이어티를 운영하는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 명예회장이기도 하다.

인천 아너소사이어티 129호 회원이 된 김 대표는 고향 인천에서 학창 시절을 보냈다. 1982년 미국으로 이민한 뒤 지붕과 벽체를 전문 시공하는 건설업체를 일궜다. 미국 30개 지역에 자회사를 둘 만큼 큰 기업으로 키워 교포사회에서 성공한 사업가로 통한다. 김 대표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항상 큰데 나눔 활동에 동참할 수 있어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고향 선배 정 대표와 함께 아너소사이어티를 비롯해 다양한 기부 활동을 벌이고 있다. 두 사람은 기부에서는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 경쟁자이기도 하다. 정 대표 역시 부인과 함께 인천 아너소사이어티 회원(82호, 101호)이다.

정 대표는 지역 문화 활성을 위한 후원 활동도 꾸준히 벌이고 있다. 가곡 ‘그리운 금강산’을 지은 작곡가 최영섭 선생(90)이 1988년 구성한 ‘인천음악애호가협회’ 초기 회원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광원건설 본사에 아트홀을 꾸며 다양한 연주자를 초청해 공연을 선보이는 ‘작은 음악회’를 10년 넘게 이어오고 있다. 최 선생이 암 투병으로 인해 생활고를 겪은 뒤로는 20년 가까이 개인적으로 후원하고 있다.

김 대표와 정 대표는 탈북민의 자립 기반을 마련해 주는 활동도 함께하고 있다. 이들은 탈북민에게 직업훈련을 시킨 뒤 음식점을 차려주는 김동호 목사의 ‘백(100) 사장 프로젝트’를 열성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탈북민이 요리학원에서 배워 조리사 자격증을 따도록 교육비를 지원하고, 요식업 인턴사원을 거쳐 자영업에 대한 열의가 넘치면 음식점을 차려주는 일종의 자립 지원 프로그램이다. 사장 100명 만들기를 목표로 하는데 현재까지 8명의 사장을 배출했다고 한다. 두 사람은 이 프로젝트의 재단 설립 및 운영 후원자로 참여하고 있다.

정 대표는 각종 사회공헌활동을 열심히 한 공로로 지난해 말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그는 “후배 김 대표는 미국에서 치열하게 경제활동을 하면서도 이웃을 생각하는 순수한 마음을 간직하고 있다”며 “좋은 일을 놓고 그와 선의의 경쟁을 벌이는 일은 내게 매우 뜻깊다”고 말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사랑의 열매#아너소사이어티#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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