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학습공간 ‘K큐브’ 열어… 4차 산업혁명 시대 혁신인재 키운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2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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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대학’으로 자리매김한 건국대

4일 건국대 상허기념도서관에 문을 연 개방형 학습 공간인 ‘K큐브’에서 건국대 유자은 이사장(오른쪽에서 세 번째)과 민상기 총장이 첨단 멀티미디어 활용 학습 방안 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건국대 제공
4일 건국대 상허기념도서관에 문을 연 개방형 학습 공간인 ‘K큐브’에서 건국대 유자은 이사장(오른쪽에서 세 번째)과 민상기 총장이 첨단 멀티미디어 활용 학습 방안 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건국대 제공
국내 최고의 혁신 대학으로 자리를 굳혀 가고 있는 건국대가 교육 혁신의 성과를 공유하는 자리를 가졌다.

건국대는 4일 서울 광진구 건국대 새천년관에서 ‘산업 연계 교육 활성화 선도대학(PRIME) 사업 성과 보고회’를 열었다. 2016년 5월 대규모 재정 지원 사업인 프라임 사업에 선정된 이후 교육 인프라와 교육 과정에서 이뤄낸 눈부신 성장을 교내외에 알리는 행사였다.

프라임 사업을 통한 과감한 교육 혁신으로 건국대는 올해 ‘QS 아시아 대학 평가’에서 94위를 차지했고, 영국 글로벌 대학 평가 기관인 ‘타임스 고등교육(Times Higher Education)’이 발표한 ‘2018 아시아 대학 평가’에서 아시아 95위, 국내 대학 14위를 기록했다.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한표 자유한국당 의원, 유자은 건국대 이사장 등이 참석한 이날 성과 보고회에서 민상기 건국대 총장은 직접 단상에 올라 ‘프라임 사업을 통한 건국대의 변화와 혁신’이라는 주제로 혁신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민 총장은 “건국대는 산업 수요 변화에 맞추어 학사구조 변화를 유도하고 교육 과정 혁신, 수업 방식 변화, 학사제도 유연화 등 대학의 다양한 자체적인 혁신 노력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며 “프라임 사업은 건국대 설립자인 상허 유석창 박사의 유훈과 부합하는 만큼 공동체 중심, 사람 중심의 상허 사상을 체화한 건국인 양성을 통해 지속적인 도약을 이뤄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프라임 사업을 통해 새로 개설된 스마트운행체공학과가 거둔 성과 등 우수 사례 발표와 개방형 첨단 학습 공간인 K큐브(K‘reative Cube) 개소식도 열렸다.

○늘어나는 첨단 학습 공간

건국대 상허기념도서관 6층에 자리 잡은 ‘K큐브’는 개방과 융합, 소통을 위한 새로운 학습 공간이다. 개인 공부와 협업을 증진할 수 있는 최적의 공간으로 최근 각광받고 있는 공유 사무실 ‘위워크(We Work)’를 연상시킨다. 1인 미디어 촬영 시설, 무선 화면 공유기, 휴대용 빔프로젝터, 캠코더 등의 촬영 장비와 AV 장치, 노트북, 태블릿PC 등 멀티미디어 기자재를 갖춘 이곳에서 학생들은 팀 프로젝트와 공모전, 캡스톤 디자인(공학계열 학생을 위한 창의적 종합설계 교육 프로그램), 멘토링 프로그램, 다양한 문제 기반 학습과 첨단 멀티미디어를 활용한 학습이 가능하다.

이에 앞서 지난해 5월 건국대 신공학관 1층에 문을 연 ‘스마트 팩토리’는 항상 학생들로 붐비는 곳이다. 국내 대학에서는 최대 규모의 메이커 스페이스(Maker Space)인 이곳에서 학생들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상현실(VR) 시스템, VR 프로젝션, 3차원(3D) 프린터, 3D 스캐너 등의 각종 공작기기와 첨단 실험 실습 장비를 이용해 직접 제품으로 만들어 볼 수 있다. 특히 스마트 팩토리에서 매주 열리는 4차 산업혁명 관련 수업은 전공과 상관없이 모든 재학생이 무료로 수강할 수 있다.

○창의성 북돋우는 ‘드림학기제’

건국대는 기존의 정형화된 학제에서 벗어나 학생 스스로가 수업 대신 자기 주도적인 창의활동 과제를 설계하고 수행해 학점을 받는 ‘드림(Dream)학기제’를 시행하고 있다. 8학기 중 한 학기 동안 참여할 수 있는 드림학기제를 통해 학생들은 자율적 체험과 참여 위주의 활동으로 창의성과 학습 역량, 문제 해결 능력 등을 키우게 된다. 2017년 1학기 25명으로 시작된 드림학기제에는 올 2학기 70명 등 159명이 참여했다. 창업연계형, 창작연계형(문화예술), 사회문제해결형, 지식탐구형, 기타 자율형 등 5가지 유형으로 운영되는 드림학기제를 통해 학생들은 인문, 공학, 문화예술, 바이오, 사회과학, 국제화, 산학협력, 봉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제한 없이 자기 주도적 활동 과제를 설계할 수 있다. 올 1학기 드림학기제에서는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4학년 강예진 씨가 소셜임팩트 확산 대학생 연합 동아리 ‘리플렉터’를 만들어 최우수상을 받았다.

원종필 교무처장은 “드림학기제는 건국대가 도입한 대표적인 미래형 교육 과정인 ‘PLUS학기제’의 하나”라며 “이는 산업계 수요, 학생, 기업 등 다양한 교육 수요자의 요구와 국제적 변화의 흐름에 부응하기 위해 창안한 교육 과정”이라고 말했다.

기존의 4학년 8학기제의 틀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자기 주도적으로 학기와 커리큘럼을 입체적으로 설계할 수 있는 유연한 형태의 학사제도 혁신 방안으로 ‘현장실습 2+1학기제’, ‘채용연계성 3+1학년제’, ‘4+1 학·석사 통합 과정’ 등이 운영되고 있다.

특히 산업 현장과의 연계를 강화하기 위해 현장실습 기업 수를 2016년 155개에서 올해는 699개로 늘렸다. 그 덕분에 현장실습 참여 학생 수도 365명에서 1014명으로 크게 늘어났다.

건국대는 또 교과 과정을 학과 단위가 아닌 학생들의 역량과 성과, 전문 분야에 맞게 독립적으로 구성하고 운영하는 ‘융합-모듈 클러스터’도 미래형 교육 과정으로 도입했다. KU융합과학기술원과 공대, 상허생명과학대 등 모든 프라임 신설 학과에서 융합-모듈 클러스터 교육 과정을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의 대표적인 첨단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소프트웨어(SW) 교육 혁신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KU융합과학기술원은 현장실습 과목을 필수로 했고, 캡스톤 디자인 과목을 모든 학과에 포함시켰다.

프라임 사업으로 개설된 스마트운행체공학과 학생들이 드론 운용 방법을 설명하고 있는 모습. 전영한 기자 scoopjhy@donga.com
프라임 사업으로 개설된 스마트운행체공학과 학생들이 드론 운용 방법을 설명하고 있는 모습. 전영한 기자 scoopjhy@donga.com
○확대된 창업 취업 공간

건국대는 아이디어 회의부터 실험 실습까지 한 번에 가능한 공간 ‘K-LAB’을 만들어 학생들이 창의적 아이디어를 실험해 보고 창업 전담 교수로부터 상담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학생 실험 공간 ‘바이오 팩토리’와 학생들이 자유롭게 회의할 수 있는 창업 인큐베이션 공간 ‘스타트업 그라운드’로 구성된 K-LAB에서 학생들은 창업자람허브, 창업지원단 등 교내 창업 부서들에서 운영하는 다양한 창업 프로그램과 연계한 최적의 지원을 받는다.

창업지원청으로부터 5년 연속 창업선도대학으로 선정된 건국대의 창업자 수는 2015년 4명에서 2017년 25명으로 늘어나 전국 8위를 기록했다. 창업 동아리도 2015년 13개에서 2018년 66개로 5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버려지는 소방복을 활용한 디자인 제품을 개발해 7500만 원의 크라우드 펀딩을 받고 소방관 처우 개선 기부 활동을 하고 있는 119REO(대표 이승우 건축학과 4학년)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현재도 우수한 창업 동아리들을 위한 소규모 회의 공간인 ‘스마트 팩토리 설계실’에는 5개의 우수 창업 동아리가 입주해 창업을 위한 회의와 특허 등록, 법인 설립 등의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기업들의 인재 채용 설명회와 상담, 각종 채용 프로그램에 학생들이 원활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학생회관에 채용 지원 전용 공간인 ‘커리어 라운지’도 만들었다. 또 강의실도 와이드 LED 스크린, 전자칠판, 프로젝터 등의 최첨단 시설을 이용해 새롭게 단장했고, 교수와 학생들이 자유롭게 토론할 수 있는 토론형 강의실도 마련했다.

○연구 환경도 최첨단

생명과학관에 들어서 있는 바이오공동기기원에는 조직세포 연구에 이용되는 ‘초고해상도 공초점 레이저 현미경’, 유해물질 정량 분석에 쓰이는 4억 원 상당의 ‘고분해능 오비트랩 질량 분석기’, 세포조직을 60만 배 이상으로 확대해 관찰할 수 있는 ‘투과 전자 현미경’ 등이 비치돼 있다. 또 형광도립 현미경 시스템, 유세포 분석기, 핵 자기공명 분광기, 조지방 분석기, 전자동 건식 생화학 분석기, 실시간 유전자 증폭기 등의 최첨단 장비도 갖추고 있다.

공학 관련 장비를 갖춘 테크(Tech)공동기기원은 △미세구조분석실 △표면분석실 △분광분석실 △물성분석실 △크로마토그래피실로 구성돼 있는데 ‘기기 분석 및 실습’ 등의 수업을 통해 학부생들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건국대가 전통적으로 강한 바이오 분야를 바탕으로 세계적인 바이오 연구중심대학으로 거듭나기 위해 영양자원종합처리실, 실험동물사육실, 예비 공간으로 구성된 821.7m² 규모의 ‘KU PRIME BIO 실험공간’도 만들었다.

○미래에 맞춘 학사 구조 개편

건국대는 4차 산업혁명 시대 대학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단과대 운영에서도 혁신을 가져왔다. 산업계와 학생의 수요를 고려해 산업 수요 맞춤형 인재 양성을 목표로 바이오와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 특화된 ‘KU융합과학기술원’을 설립한 것이 대표적이다.

또 지난해 바이오 분야의 단과대인 동물생명과학대와 생명환경과학대를 통합해 ‘상허생명과학대’를 출범시킨 데 이어 올해부터는 인문사회계열의 정치대, 상경대, 글로벌융합대를 대형 단과대인 ‘사회과학대’로 통합했다. 공대도 소프트웨어융합학부를 통합해 10대 학부(12개 학과)로 대형화했다.

하탁 교학부총장은 “학사 구조가 11개 단과대로 대형화돼 전공 간의 벽을 낮추고 학부 기초 교육의 내실화와 사회 수요 맞춤형 융합 인재 양성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며 “학생들의 산업 경쟁력 강화와 산학 연계 활성화를 위해 92명의 산업계 전문가를 산학협력 친화형 교원으로 임용했다”고 밝혔다.
 
이현두 기자 ruchi@donga.com
#건국대#혁신대학#k큐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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