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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샘암은 ‘착한 거북이’… 생존율 높고 진행 더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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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샘암은 ‘착한 거북이’… 생존율 높고 진행 더뎌”

홍은심기자 입력 2018-11-14 03:00수정 2018-11-14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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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샘암
‘거북이 암’으로 불리는 갑상샘암은 발병률은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감상샘암으로 사망하는 환자 수는 일부에 불과하다. 동아일보DB
일반적으로 암 예방과 치료의 공식은 조기발견과 내 몸에 관심을 가지고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받는 것이다. 특히 암 성장이 빠를 것으로 예상될 때는 부작용을 감수하고도 수술을 고려하는 것이 최선이다. 하지만 ‘거북이 암’으로 통하는 갑상샘암은 예외다. 발병률은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감상샘암으로 사망하는 환자 수는 인구 10만 명당 약 0.5명으로 생존율이 높다.


생존율과 무관한 조기검진

국내 갑상샘암의 과잉검진과 수술에 대한 논란은 꾸준하다. 굳이 없앨 필요가 없는 1cm 미만의 작은 암까지 진단해 곧바로 수술하는 과잉진료가 빈번한 탓이다. 아이러니하게도 2014년의 암 등록통계 자료를 보면 갑상샘암의 5년 상대생존율은 100.2%로 갑상샘암에 걸린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생존율이 더 높을 정도다. ‘착한 암’이라는 별칭을 얻은 갑상샘암은 다른 암과 비교해 예후가 좋고 20∼30년이 지나야 사망할 정도로 진행 속도가 느리다. 암을 일찍 발견해 생존율을 높인다는 조기검진의 궁극적인 목표와 다소 동떨어져 있는 셈.


의료계에서는 갑상샘암은 생존율이 높은 탓에 굳이 찾아서 서둘러 치료할 경우 얻는 실익은 크지 않다고 지적한다. 갑상샘을 모두 떼면 대사 활동을 유지하기 위해 평생 호르몬제를 먹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는 것은 오로지 환자의 몫으로 남는다. 또 환자의 2%는 목소리가 변하고 11%는 부갑상샘이 손상돼 칼슘 대사 장애 등을 겪을 수 있다. 결국 섣부른 수술은 환자의 건강이나 생존율에 도움을 주지 못하고 정신적 스트레스나 불필요한 치료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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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진단, 발견율만 높아져

조기검진이 과잉진료로 이어지는 의료형태의 여파로 한국은 모든 암 가운데 갑상샘암이 세계에서 가장 많이 발병한 국가로 지목받는 불명예를 안았다. 이는 첨단 영상진단기기가 빠르게 보급되고 건강검진이 활성화되면서 수술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작은 암까지 발견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초음파 등 진단장비가 발전하면서 2mm 크기 이하의 미세한 암세포까지 파악할 수 있게 됐다. 국립암센터에 따르면 1999년 국내 갑상샘암 환자는 3325명에 불과했지만 14년 후인 2013년에는 4만2541명으로 12.8배나 늘었다. 2000년대 이후 초음파 진단 기술이 발전하고 병원들이 건강검진에 갑상샘 초음파 검사를 적극 도입하면서 개인 건강검진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과 시기가 겹친다.

실제 암의 발생보다 발견이 늘었다. 지금은 환자들 중 상당수가 초음파 검사를 하는 과정에서 갑상샘 결절을 발견하지만 최첨단 장비를 갖추지 못했던 20년 전까지는 대부분 갑상샘암은 목에 압박 증상을 일으키거나 눈에 보이는 결절 등 임상적인 증상을 통해 발견했다. 결국 갑상샘암의 증가는 방사선 노출 등 생물학적 요인보다 조기 검진이라는 제도적 요인이 작용한 결과다.

전문가들은 암에 대한 대중의 인식도 갑상샘암 증가를 견인했다고 지적한다. 일반적으로 암은 늦게 발견할수록 크기가 크고 다른 장기로 전이될 가능성도 커서 치료가 어렵다. 갑상샘암도 다른 암처럼 조기 대처가 곧 치료 성적 향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여겨졌다. 게다가 갑상샘암의 일종인 역형성암은 진단 후 3∼6개월 이내에 90% 이상이 사망할 만큼 치명적이다. 역형성암은 일반 암세포가 변형돼 생성되지만 의료진조차 언제, 어떤 이유로 암이 독해지는지 알 수 없다. 치료가 힘든 역형성암은 전체 갑상샘암의 1% 미만으로 드물게 발생한다. 하지만 ‘조기 진단·수술이 암 치료 공식’이라는 인식이 갑상샘암에도 적용됐다. 갑상샘암의 97%가량은 유두암으로 커지는 속도가 느리고 원격 전이되는 경우도 드물어 치료가 잘된다. 갑상샘암에 대한 수술이 과도하게 실행된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가지는 이유다.


생명에 지장 없다면 지속적 관찰이 우선

암 발생률이 수년째 국내 1위였던 갑상샘암이 위암과 대장암에 밀려 최근 3위로 떨어지면서 발생률의 거품을 다소 거둬냈다. 중앙암등록본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2015년 암 발생률, 암 생존율 및 암 유병률 현황’에 따르면 갑상샘암 발생자 수는 2015년 2만5029명으로 1년 만에 19.5%(6050명) 감소했다. 그러나 이는 실제 환자가 줄어든 것이 아니라 과잉진단이 크게 줄어든 것이 원인으로 여전히 암 진단을 받은 환자의 대부분은 갑상샘 절제술을 선택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한 대학병원 갑상선센터 전문의는 “갑상샘암으로 의심되는 증상이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일상적인 검진은 받지 않는 편이 좋고 수술 없이 추적 관찰만 해도 되는 환자에게까지 수술을 받도록 권유하는 경우를 줄여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대한갑상선학회에서는 암 수술이 반드시 필요한 경우를 위해 한국형 갑상샘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초음파 검사에서 갑상샘에 종양이 발견되더라도 2cm가 넘지 않으면 수술이 필요치 않다. 2cm를 넘지 않더라도 1cm 이상이면서 종양의 모양을 살펴볼 것을 권한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헬스동아#의학#건강#갑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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