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유출-공단 분양률 저조… ‘경제 침체의 늪’에 빠진 구미시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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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네트워크 사업부 이전, 기존 구미공단 가동률까지 저조
박정희자료관 갈등 등 악재 겹쳐… 장세용 시장, 해결할 과제 산더미

6일 경북 구미시 원평동 구미역 앞에서 보수단체 회원 600여 명이 집회를 열고 구미시는 박정희 역사 지우기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오른쪽 사진은 장세용 구미시장이 4일 시청 상황실에서 열린 민선 7기 구미비전 시민보고회에서 구미 시정의 밑그림을 담은 4개년 계획을 발표하고 있는 모습이다. 박광일 기자 light1@donga.com·구미시 제공
6일 경북 구미시 원평동 구미역 앞에서 보수단체 회원 600여 명이 집회를 열고 구미시는 박정희 역사 지우기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오른쪽 사진은 장세용 구미시장이 4일 시청 상황실에서 열린 민선 7기 구미비전 시민보고회에서 구미 시정의 밑그림을 담은 4개년 계획을 발표하고 있는 모습이다. 박광일 기자 light1@donga.com·구미시 제공
대구경북지역 유일의 더불어민주당 소속 자치단체장인 장세용 구미시장이 8일로 취임 100일을 맞았다. 장 시장의 취임 이후 구미는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사업과 새마을 관련 사업을 둘러싼 갈등으로 연일 시끄럽다. 그 사이 구미는 대기업 유출과 5공단 분양 저조, 경기 침체 등의 악재가 겹치고 있다. ‘참 좋은 변화 행복한 구미’를 민선 7기 슬로건으로 내건 구미시가 산적한 난제를 풀고 지역 발전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계속되는 박정희·새마을 갈등

제25호 태풍 콩레이가 영남권을 휩쓴 6일 전국에서 보수단체 회원 600여 명(경찰 추산)이 빗줄기를 뚫고 구미역 앞 중앙로에 모였다. ‘박정희 대통령 역사 지우기 반대 범국민 규탄대회’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이날 대표적인 친박 인사로 분류되는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과 구미를 지역구로 둔 백승주 장석춘 의원도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이 집회를 연 것은 최근 구미시가 공론화위원회를 통해 박정희역사자료관을 구미공영박물관 등으로 변경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서다. 구미시는 2014년부터 195억 원을 들여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옆에 지상 2층, 지하 1층, 연면적 4300m² 규모로 박정희 역사자료관을 짓고 있다. 공정은 35%로 내년 하반기 완공할 예정이다. 현재 구미시 선산출장소에 보관하고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물 5000여 점을 옮겨와 전시할 계획이었다.

구미시는 장세용 시장 취임 초기에도 새마을과 명칭 변경과 새마을운동테마공원의 운영 문제로 한 차례 홍역을 치렀다. 새마을과의 명칭 변경 역시 공론화위원회를 통해 의견을 모을 계획이다. 새마을운동테마공원은 연간 수십억 원이 드는 운영비 문제로 운영권을 놓고 경북도와 갈등을 빚었다. 최근 경북도가 운영을 맡기로 하면서 갈등은 일단락됐다. 보수단체는 “장세용 시장 취임 이후 구미시가 박정희 역사 지우기에 나서고 있다”며 “이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구미공단 외면하는 기업들

구미공단은 최근 지역 산업의 양대 축 가운데 하나인 LG디스플레이가 생산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기로 하면서 술렁이고 있다. 이는 회사 매출의 90%를 차지하는 액정표시장치(LCD) 사업 부진 때문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회사는 구미뿐 아니라 파주 등 전체 사업장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는 입장이다.

7월에는 삼성전자가 구미사업장에 있는 네트워크사업부를 수원으로 이전하기로 해 파장이 일었다. 구미시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의 희망퇴직 규모는 정해지지 않았고 삼성전자 네트워크 사업부의 이전 규모도 100명 안팎이라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미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5공단의 분양률도 저조한 상황이다. 전체 면적 933만 m² 가운데 1단계 사업인 375만 m²는 현재 공정이 95% 수준으로 내년 상반기 완공할 예정이다. 그러나 산업시설용지 193만 m² 가운데 현재까지 분양된 면적은 42만 m²로 분양률은 22%에 그치고 있다. 기존 구미공단의 가동률도 계속 떨어지고 있다. 2014년 80%를 넘던 가동률이 2015년 68%, 지난해 66.5%로 해마다 하락하고 있다. 이렇듯 구미 경제는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장 시장은 4일 열린 민선 7기 구미비전 시민보고회에서 5공단 무상임대, 구미형 일자리 10만 개 창출, 글로벌 강소기업 육성 등 구미경제 활성화 방안을 제시했다. 구미시 관계자는 “장 시장 취임 이후 5공단에 신규 기업을 추가로 유치하고 각종 국비 공모사업에 선정된 것을 비롯해 크고 작은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박광일 기자 light1@donga.com
#장세용#박정희자료관#구미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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