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 하트’ 촬영, 김정은 “나는 (하트) 모양이 안 나옵니다”

  • 뉴스1
  • 입력 2018년 9월 21일 11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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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겸 靑 대변인 브리핑서 에피소드 소개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가 20일 오전 백두산 천지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News1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가 20일 오전 백두산 천지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News1 평양사진공동취재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엄지손가락과 검지손가락을 붙여 만드는 ‘손가락 하트’에 관심을 보인 일이 뒤늦게 알려졌다.

공식수행원으로 방북했던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21일 오전 춘추관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2박3일간의 ‘2018 남북정상회담 평양’ 후일담을 전했다.

◇김정은 “이게 나는 모양이 안나옵네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제안으로 방북 마지막날인 20일 백두산을 올랐다. 당시 특별수행단의 요청으로 김 위원장은 손가락으로 하트 모양을 하고, 리설주 여사는 오른쪽 손으로 하트를 만든 뒤 왼쪽 손으로 받치는 모양을 만들고 사진을 촬영했다.

김 위원장은 사진을 찍고 나서 김 대변인에게 “(하트) 이거 어떻게 하는 겁니까”라고 물었고, 김 대변인은 하트 만드는 법을 알려줬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이를 이해하지 못했는지 “이게 나는 모양이 안나옵네다”라고 이야기를 했다는 것이다.

이 장면을 지켜본 특별수행원 일원인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가 “이 장면을 남측 사람들이 보면 놀라워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김 대변인이 전했다. 다만 현재까지 공개된 사진 중에는 이를 찾아볼 수 없었다.

◇김영철 “양 정상, 백두산 신령께 조국 미래 기원하는 의미”

김 대변인은 백두산 장군봉에서 천지로 이동할 당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과 노광철 인민무력상하고 케이블카를 함께 탔다고 밝혔다.

이때 김 부위원장은 “최근 천지에서 대형 제삿상이 발견이 됐다. 옛날에 왕들이 나라의 국태민안(國泰民安)을 빌 때 사용하던 제삿상이다. 그니까 예전부터 천지에 올라와서 제사를 지냈던 증거물”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늘 두분 정상도 같이 올라오셨으니 백두산 신령께 조국의 미래를 기원하는 의미가 담긴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북한의 유명한 시인인 조길천의 장편서사시 백두산을 한 수 쭉 읊어주기도 했다는 설명이다.

특별수행원인 한완상 전 통일부총리는 두 번째 케이블카로 천지에 도착했다. 그는 천지에 도착하자마자 “내가 이걸 마시러 왔다”라며 두 손으로 천지 물을 떠서 마셨다.

옆에 있던 백낙청 교수는 “두 정상이 위대한 일을 했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하나도 위반하지 않으면서 이 많은 일을 해내셨다”고 말했다고 김 대변인이 전했다.

◇박지원 “진도가 제 고향입니다”

세 번째 케이블카를 타고 천지로 이동하던 가수 알리, 박지원·정동영 민주평화당 의원 등은 중간에서 양 정상 내외와 마주쳤다. 이 자리에서 가수 알리는 진도 아리랑을 불렀다.

김정숙 여사와 도종환 문화체육부 장관, 이정미 정의당 대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우리측 관계자들은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도 미소를 띈 채 알리의 노래를 감상했다.

알리의 노래가 끝나자 양 정상을 비롯한 일동은 일제히 박수 세례를 보냈다. 문 대통령은 알리에게 악수를 건네고 등을 다독이기도 했다. 이때 박지원 의원은 김 위원장에게 “진도가 제 고향입니다”라고 큰 소리로 외쳤다.

◇리설주 “도보다리, 그때 너무 멋있었습니다”

양 정상은 백두산 일정을 마친 후 삼지연으로 내려왔다. 북측은 삼지연초대소 안에도 식당이 있지만, 연못가 풍광을 즐길 수 있도록 일부러 잔디밭에 천막을 치고 오찬을 대접했다. 북측은 “여기가 하늘 아래 첫 동네”라며 “다 백두산 근처에서 나오는 음식”이라고 소개하며 산나물, 산천어 등의 메뉴를 내놓았다.

이때 양 정상은 단둘이 삼지연다리를 건너며 산책을 했다. 리 여사는 이 모습을 보다가 “아, 도보다리 걸어가실 때 모습이 연상이 됩니다. 그때 너무 멋있었습니다”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또 김 대변인은 삼지연 오찬 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김용환 현대자동차 부회장 등이 김 위원장에게 작별의 술잔을 건넸다고도 전했다.

김 대변인은 ‘김 위원장이 술을 잘 한다는 소문이 있는데 여러 사람이 술을 제안했을 때 어떻게 드셨나’라는 질문에 “그때그때 좀 달랐다”고 답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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