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걸]“진정한 휴식, 치유, 영감을 위한 특별한 여행 경험”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9월 11일 03시 00분


코멘트

|계수미 기자가 만난 C.E.O|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제안하는 레저 전문기업 ‘아난티’ 이만규 대표

이 남자, 첫 인상이 좀 남다르다. 사업가, 조직을 관리하는 수장보다 건축가, 디자이너, 프로젝트 기획자 같은 직업을 떠올리게 한다. 아니나 다를까. “기업명인 ‘아난티’가 무슨 뜻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만규(48) 대표는 기존 틀에 얽매이지 않으려 하는 자신의 소신을 그대로 말해준다.

“아무 뜻이 없습니다. 이름에 뜻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선입견이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죠. 이름 뜻에 갇히는 것도 경계하고요.”

아난티(Ananti). 그는 “안정감 있는 모양의 알파벳 첫 글자 ‘A’로 시작하는 국적이 불분명하고, 발음이 쉽고, 기억이 쉬운 이름”을 만들었다. 이렇게 격식을 깨뜨리는 그의 ‘의외성’은 기업을 이끄는 C.E.O로서 일하는 방식에도 녹아 있다. 정례회의와 보고서 대신 그는 프로젝트 회의를 진행한다. 이미 결론을 지어놓은 회의는 하지 않는다. 프로젝트 참여자들이 일의 시작부터 함께 대화하며 과정을 공유해나간다.

“저도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일원이지요. 다른 면이 있다면 ‘과감하게 해보라’고 용기를 주거나, 누가 샛길로 빠져나갔을 때 처음 얘기했던 것과 다르다고 잡아주는 정도? 컨설팅 하는 선배로 자리매김이 된다면 행복하지요. 나이가 들어도 존재 의미가 있으니까요(웃음).”

문화, 예술을 통해 시·공간을 초월한
‘이터널 저니(Eternal Journey)’


아난티는 지난 2006년 아난티 남해(구 힐튼 남해 골프 & 스파 리조트)를 시작으로 아난티 금강산, 아난티 클럽 서울, 아난티 펜트하우스 서울, 아난티 코브(아난티 펜트하우스 해운대 & 힐튼 부산), 아난티 클럽 청담 등 6곳의 아난티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고객의 시간을 가치 있게 만든다’는 아난티의 브랜드 철학은 최근 잇따라 선보인 독창적인 공간과 서비스에 담겨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지난해 여름, 부산 기장의 해안마을에 문 연 연면적 약 5만4000평(17만8000m²)에 이르는 리조트 ‘아난티 코브’는 그 규모뿐 아니라 사계절 내내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아이디어가 넘쳐나 연일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가을에는 서점을 중심으로 한 복합문화공간 ‘이터널 저니(Eternal Journey)’에 꼭 들르셔야 합니다. 아난티 타운의 다양한 레스토랑과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숍도 둘러보시고요. 겨울에는 동서양의 온천 문화가 결합된 ‘워터 하우스’, 봄에는 아난티 코브를 둘러싼 아름다운 해안 산책로, 여름에는 여러 인피니티 풀을 빼놓지 않고 즐겨보실 것을 권합니다.

많은 방문객들이 리조트에 하루 이상 머물면서 주변에 있는 기장 시장이나 대변항 맛집 등을 찾아다니기도 하죠. 덕분에 주변 상권이 활성화됐다는 소리까지 들어 마음이 뿌듯합니다.”

500평 규모의 ‘이터널 저니’는 환경, 컬러, 인물 등 주제별로 분류된 서가를 중심으로 하고 있다. 각 분야의 연사들과 함께 하는 북토크, 밤새 책을 읽을 수 있는 심야책방, 키즈 클래스 등 다채로운 문화 행사를 진행하면서 이미 부산의 명소로 자리 잡았다.

이 대표는 지난 8월 중순, 아난티 남해에 두 번째 ‘이터널 저니’를 문 열었다. 350평 규모로 부산보다 규모는 작지만 콘텐츠는 더욱 강화했다. 스위트 타워 두 개 층에 있는데, 1층은 미식을 맛볼 수 있는 레스토랑과 식료품관, 2층은 서점과 라이프스타일 섹션이 자리해 도서, 예술 작품, 라이프스타일 아이템 등 서로 다른 요소들이 ‘진정한 휴식, 치유와 영감’이라는 테마를 중심으로 조화를 이룬다.

1층 레스토랑과 식료품관에서는 남해의 신선한 식재료로 만든 요리를 맛보고, 평소 접하기 어려운 식료품도 구할 수 있다. 오픈 키친이 돋보이는 레스토랑은 미식 여행 컨셉의 레스토랑으로, 첫 번째 여행지는 스페인이다. 남해 특산품인 마늘과 해산물을 더한 감바스와 랍스타 딸리아뗄라 파스타, 남해 유자를 이용한 유자 타르트 등 이국적이면서 건강하고 신선한 음식을 선보인다.

2층으로 올라가면 8000여 권의 책이 있는 여유로운 서가와 함께 침실, 거실, 욕실, 서재, 드레스룸, 키즈룸 등 9개 공간으로 구성된 라이프스타일 섹션이 눈길을 끈다. 40여개 브랜드 아이템들이 예술가들의 스토리를 담으며 디스플레이 돼 있다. 예를 들어, 침실에서는 세기의 커플이었던 존 레논과 오노 요코가 호텔방에서 평화 시위를 했던 스토리, 서재에서는 프리다 칼로의 일기장을 통해 작가의 예술 혼과 디에고 리베라에 대한 사랑을 엿보게 하는 식이다.

객실에서 기분 좋은 미식 체험
‘테이스티 저니(Tasty Journey)’

“여장을 풀고 객실에서 쉴 때 일상에서 늘 접하던 편의점 술과 음식을 사갖고 먹게 되는 경우가 많잖아요? 객실에 편안히 머물면서도 미식 여행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도록 미니바와 룸서비스를 조합한 색다른 식음 서비스 ‘테이스티 저니(Tasty Journey)’를 구상했지요. 이를 위해 별도 테스크 포스 팀을 만들어 오랜 시간 동안 정성을 들였습니다.”

대중적인 제품이 놓인 기존 호텔의 미니바와 달리 트렌디한 세계 각국의 수제 맥주와 유럽, 미국, 일본 등에서 공수한 특색 있는 스낵을 제공하는데, 그 판매가가 합리적인 가격을 넘어 원가에 가까울 정도로 파격적이다. 또한 주문 즉시 셰프가 조리하는 신선하고 건강한 ‘배달’ 메뉴를 제공한다. 더욱이 각 수제 맥주의 스토리와 맛의 특징, 페어링 추천 스낵, 셰프 요리 정보를 담고 있은 ‘테이스티 저니 가이드북’을 별도 제작, 비치해 먹는 재미를 더하고 있다.

테이스티 저니는 아난티 코브, 아난티 남해, 아난티 펜트하우스 서울 등 아난티 플랫폼에서 동일하게 이용할 수 있으며, ‘배달’ 메뉴만 지역적 특성에 따라 달라진다.


여행을 통해 얻고 싶은 복합적인 감성을
아난티에 녹여내


“어떤 컨텐츠(서비스)를 만들고 선보일 때 매출이 최우선이었던 적은 없습니다. 틀에 얽매이지 않고 ‘아난티는 아난티다워야 한다’는 생각에 따라 선보인 것들이 고객에게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매출은 자연스럽게 뒤따라왔지요.”

아난티는 최근 눈에 띄게 상승세를 타고 있다. 올해부터 직접 운영을 시작한 아난티 남해는 전년 대비 올 7월까지 영업 이익이 2배에 달하며, 아난티 코브, 아난티 펜트하우스 서울 등 아난티 플랫폼 전체의 가동률이 높아졌다. 아난티 코브에 있는 힐튼 부산은 지난해 오픈 후 지금까지 평균 객실 점유율 80%대를 기록하고 있다. 비수기 주중까지 포함해 이런 수치를 보이는 건 아주 드문 경우다.

이 대표는 이제 서울 강남 논현로에서 도심 호텔 ‘아난티 강남’에 도전한다. 가로수길, 도산공원, 압구정이 도보로 10여분 거리에 있는 장소다. 그는 “아난티가 도심에 있을 때 어떤 모습일지 수많은 고민이 담긴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복층형 구조의 30평 스위트룸으로 120개 객실을 계획하고 있다. 현재 공간의 설계와 인허가 절차를 마무리한 상태로 올해 안에 착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리조트 사업을 20년 넘게 해오면서 새로운 사업을 할 때마다 잊지 않고 자신에게 묻는 것이 있습니다. ‘여행의 본질이 무얼까? 여행지에서 사람들이 원하는 게 무얼까?’ 새로움, 설렘, 에너지, 열정, 휴식, 치유, 영감…, 이런 것들이 아닐까요? 사람들이 여행을 통해 얻고 싶은 복합적인 감성을 아난티에 녹여내려 합니다. 프라이빗하지만 고립되긴 싫고, 자연 속에 있으면서도 벌레와 씻기 불편한 건 싫고, 아무것도 안하며 쉬려 하지만 너무 심심한 건 싫고…, 서로 모순된 것들을 원할지라도 그 접점을 찾아 아난티에 담으려고 합니다.”

방문객의 마음을 헤아리고 감싸려고 하는 그는 늘 ‘열린 마음’을 갖고자 노력하는 사람이다.

[아난티 플랫폼 6]

아난티 남해


구 힐튼 남해 골프 & 스파 리조트, 경남 남해군, 2006년 오픈

국내 처음으로 ‘리조트’라는 개념을 도입해 화제를 모았다. 남해의 수려한 자연경관이 어우러진 골프장과 스위트룸 150개, 프라이빗 빌라 20개로 구성돼 있다.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골프 코스로 유명하며, 4개 코스에서는 바다를 가로질러 샷을 날리는 환상적인 경험을 할 수 있다. 2007년부터 올해까지 여행업계의 오스카상 으로 알려진 ‘월드 트래블 어워드(World Travel Awards)’를 12년 연속 수상하며 세계적인 리조트로 인정받고 있다.

아난티 금강산 금강산 고성봉, 2008년 오픈

‘금강산 아난티 골프 & 온천 리조트’는 지리적인 어려움을 극복하고 때 묻지 않은 금강산의 풍광을 그대로 살린 건축 디자인으로 2008년 공간 디자인 대상을 수상했다. 금강산 관광 중단 이후 휴장 중이다.

아난티 클럽 서울 경기도 가평군, 2010년 리모델링 오픈

골프장(27홀) 외에 야외 수영장, 라이브러리 라운지, 풀 사이드 레스토랑, 연회장, 잣나무 숲 캠핑 등 다양한 부대시설을 통해 가족, 지인들과 함께 누릴 수 있는 여가 시간을 제안한다. 2011년 CNN이 ‘서울의 15대 문화 명소’로 선정한 데 이어 2012년 뉴욕 타임즈가 ‘한국의 3대 골프장’으로 선정했다.

아난티 펜트하우스 서울 경기도 가평군, 2016년 오픈

100년 된 울창한 잣나무 숲 속에 76채의 펜트하우스가 자리잡고 있다. 침실 2개, 욕실 2개로 4인 가족이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는 테라스 하우스, 객실 내 프라이빗 풀이 있는 풀하우스, 프라이빗 온천과 다다미방이 있는 무라타 하우스, 단독 주택으로 테라스에 야외풀을 갖춘 더 하우스 등 네 가지 타입의 객실이 있다. 키즈 아카데미, 레스토랑, 야외수영장, 산책로, 피트니스, 노천탕 등 다양한 부대시설과 회원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아난티 코브 부산 기장군, 2017년 7월 오픈

부산에서 가장 빠르게 일출을 볼 수 있는 곳이다. 1km가 넘는 해안가를 따라 힐튼 부산 호텔(객실 310개), 회원제 리조트인 아난티 펜트하우스 90채, 프라이빗 레지던스 128채 등 숙박시설이 있다. 15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가 입점한 아난티 타운, 2000평 규모의 100% 천연온천 ‘워터 하우스’, 500평 규모의 대형 서점 ‘이터널 저니’, 야외 공연장 등 다양한 시설들이 들어서 화제를 모았다. 해변 산책로를 걸으며 부산 바다를 감상 하는 ‘힐링 여행지’로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해운대에서 차로 15분 거리. 대지면적 약 2만3000평(7만5837m²), 연면적 약 5만4000평(17만8000m²)에 이른다.

아난티 클럽 청담 서울 도산대로, 2017년 12월 오픈

아난티 여성 회원들만 출입 가능한 복합문화공간이다. 아난티 베이커리와 커피는 물론 예술, 문화 분야의 클래스나 취미 활동을 즐길 수 있다. 운영 시간이 끝난 후에는 소규모 파티, 브랜드 런칭 쇼 등을 위한 장소로도 활용된다.

글/계수미 기자 soomee@donga.com
사진/방문수(생활 포토그래퍼)
동아일보 골든걸 goldengirl@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