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자연과 생명을 죽이는 플라스틱 빨대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7월 12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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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는 2020년까지 전 세계 매장에서 플라스틱 빨대를 퇴출하겠다고 10일 밝혔다. 빨대를 사용할 필요가 없도록 디자인된 냉음료용 뚜껑을 도입하고 빨대를 원하는 고객에게는 종이 또는 생분해성 플라스틱으로 만든 빨대를 제공할 계획이다. 스타벅스가 본사를 둔 미국 시애틀시가 이달 초부터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금지하자 내놓은 조치다.

빨대는 대부분 한 번 쓰고 버려진다. 자연 상태에서 분해되지 않고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 플라스틱 빨대의 양이 매년 800만 t에 달해 해양오염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인간에게 유용한 빨대가 동물에게는 흉기다. 2015년 코스타리카 해변에서 플라스틱 빨대에 한쪽 콧구멍이 막혀 괴로워하는 바다거북의 영상이 공개돼 큰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플라스틱 빨대를 잘못 먹었다 죽어가는 바닷새만 100만 마리에 이른다.

영연방정상회의는 올 4월 19일 ‘지구의 날’을 맞아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자는 제안을 채택했다. 이에 따라 영국은 이르면 내년부터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금지할 계획이다. 유럽연합(EU)도 5월 플라스틱 빨대를 포함한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 사용 금지를 제안하고 2021년까지 각국에서 입법을 추진하기로 했다. 미국에서도 시애틀 외에 뉴욕 샌프란시스코 등 주요 도시들이 플라스틱 빨대 사용 금지 법안을 추진 중이다. 이들 국가와 도시에서 영업하는 글로벌 유통업체들도 플라스틱 빨대 사용 금지에 협조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한국에서도 동조 움직임이 일고 있다. 서울환경운동연합은 지난달 27일 ‘플라스틱 빨대 안 쓰기’ 캠페인을 시작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본사 계획보다 1년 이상 빠른 올해 안에 플라스틱 빨대를 모두 종이 빨대로 교체하겠다고 밝혔다. 제과업체 파리바게뜨는 플라스틱 빨대를 종이 빨대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기업만이 아니라 국가가 나서야 더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자원재활용법’에서 플라스틱 빨대는 일회용품으로 규정돼 있지도 않아 사용이나 폐기에 제한을 받지 않는다. 입법 미비부터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
#플라스틱 빨대#일회용 플라스틱#자원재활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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