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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줄 막힌 김정은, ‘트럼프 전공분야’ 관광개발 카드 내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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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줄 막힌 김정은, ‘트럼프 전공분야’ 관광개발 카드 내밀어

신진우기자 , 한기재기자 입력 2018-06-05 03:00수정 2018-06-05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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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美 정상회담 D―7]美에 원산 관광지구 투자 요청
노동신문이 지난달 26일 공개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강원 원산 갈마해안관광지구 건설현장 시찰 모습. 김정은은 “건축물의 질을 최상의 수준에서 보상해야 한다”며 “내년 태양절(4월 15일)까지 완공하라”고 지시했다. 김정은은 김영철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원산 투자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출처 노동신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의 백악관 방문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관광 투자를 직접 요청한 것은 국제사회의 촘촘한 대북제재로 돈줄이 꽉 막힌 상황에서 일단 ‘달러의 숨통’을 틔워달라는 ‘SOS’로 보인다. 김정은이 원산 등 일부 관광단지 조성에 ‘다 걸기’ 수준으로 투자를 집중하는 가운데 트럼프에게도 관광 분야 투자는 제조업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한 데다 부동산 개발은 트럼프의 ‘전공’ 분야이기도 하다.

○ 김정은, 트럼프 통해 ‘원산 살리기’ 나서


한미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김영철은 1일(현지 시간) 트럼프를 80분가량 비공개로 만난 자리에서 북측이 어떤 경제 보상을 선호하는지에 대한 김정은의 의중을 전달했다고 한다. 김정은은 여러 곳 중에서도 원산을 콕 집어 투자 선호 지역으로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2014년 ‘원산-금강산 관광지구 개발 총계획’을 발표하며 접근성부터 높였다. 일제강점기 때부터 군용으로 활용했던 인근의 갈마비행장을 2년간 공사 끝에 2억 달러(약 2100억 원)를 들여 민간공항으로 탈바꿈시킨 것. 갈마비행장은 최근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 때 취재단이 전세기를 타고 내렸던 곳으로 기자들은 당시 “깨끗하지만 주변에 아무것도 없었다”고 상황을 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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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산-금강산 지구의 경우 2025년까지 78억 달러(약 8조3500억 원)를 투입해 매년 100만 명이 넘는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한다는 세부 계획도 잡아 놨다. 원산-금강산 지구 개발이 중·장기 플랜이라면 여기에 속한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는 관련 사업성 초기 성공 여부를 판단하는 가늠자다.

그러나 김정은의 의욕과 달리 해외 투자자의 반응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북한은 중국, 러시아 등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홍보 설명회까지 열었지만 반응이 신통치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김정은이 트럼프를 향해 비핵화 반대급부 명분으로 ‘원산 투자’를 요청한 건 경제총력 집중노선의 선봉에 선 원산을 살리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트럼프에게 카지노 계획까지 밝혔다. 외국인 관광객의 거점으로 만들겠다는 구체적인 사업 계획서까지 내보인 셈이다. 최근 미국 자유아시아방송은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을 인용해 “원산에 세계적인 5성급 호텔과 카지노 건설 지시가 내려졌다”고 전했다.

김정은으로선 초강경 대북제재로 달러 수입원이 차단된 상황에서 미국 기업 등이 상대적으로 투자가 용이한 관광 분야를 발판 삼아 진출할 수 있다면 향후 체제 보장의 ‘방패막이’ 역할도 할 수 있다고 기대할 만하다. 트럼프 입장에선 미국인의 북한 방문을 허용했다가 나중에 비핵화 로드맵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면 언제든 사업을 불허해버릴 수도 있다. 김병연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카지노는 투자비용이 만만치 않지만 일단 개장하면 안정적인 현금 수입원을 확보하는 ‘캐시 카우’ 역할을 할 것”이라며 “김정은이 군침을 흘릴 만한 카드”라고 내다봤다.

○ 김정은 “제재 완화는 금융제재부터”

김정은은 김영철을 통해 트럼프에게 금융 관련 대북제재 해제를 구체적으로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핵화 단계마다 제재를 완화해 달라는 취지로 요구하면서 금융제재를 특히 먼저 언급했다는 것이다.

이는 당장 달러화를 기축통화로 하는 세계 금융시장에서 완전히 배제된 상황을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으로 풀이된다. 금융제재 때문에 국제기구의 인도적 지원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이 역시 달러화를 기반으로 지원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김정은은 투자에선 ‘관광’, 제재 해제에선 ‘금융’을 강조하며 확실한 요구사항을 전달하는 한편으로 비핵화 시점과 관련해 진전된 발언을 ‘선물’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핵사찰과 관련해서도 미국 측 입장을 일부 수용하겠단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북-미 관계 개선에 러시아의 ‘견제’도 가시화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올 9월 러시아를 방문해 달라고 초청했다고 4일 러시아 리아노보스티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이반 멜니코프 러시아 하원 제1부의장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북한 대표단과 면담하던 도중 “(최근 방북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이 김 위원장에게 (푸틴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으며, 친서엔 ‘김 위원장이 올 9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제4차 동방경제포럼 기간에 러시아를 방문해달라’는 초청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신진우 niceshin@donga.com·한기재 기자


#북미 정상회담#김정은#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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