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情]바닷바람에 말린 건어물 ‘해풍 건정’ 인기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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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군 ‘해풍 건정’

해풍 건정으로 만든 민어, 농어, 참숭어. 신안군 제공
해풍 건정으로 만든 민어, 농어, 참숭어. 신안군 제공
겨울철 전남 신안군 증도에 가면 튼실한 장대에 빨랫줄처럼 줄을 달아 생선을 말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곳에서는 이를 ‘해풍 건정’이라고 부른다. 바닷바람에 말린 건어물이라는 의미다. 슬로시티인 증도는 유네스코생물권보전지역, 람사르습지, 갯벌도립공원으로 지정될 만큼 청정한 자연조건을 갖추고 있다. 청정 해역에서 잡힌 생선을 원료로 88가지 미네랄이 함유된 천일염으로 절여 해풍에 말리면 명품 수산물이 된다.

건정 생산 방식은 독특하다. 제철에 잡은 민어, 농어, 참숭어, 우럭, 망둥이 등의 내장을 꺼내고 3년산 천일염으로 살 속 깊숙이 염이 배이도록 고루 간을 한 후 절인다. 이후 바닷물로 다시 씻은 후 나무 꼬챙이에 끼워 최장 40일간 말린다. ‘햇빛(光)ㆍ바다(海)ㆍ바람(風)ㆍ사람(人)의 염(鹽)’을 품은 건정은 그래서 짜지 않고 삼삼하며 담백하다.

우리나라 최초 어류도감인 자산어보(慈山魚譜)에 ‘민어는 익혀 먹거나 날것으로 먹어도 좋으며 말린 것은 더더욱 좋다’고 쓰여 있다. 민어 중에서도 마른 민어를 최고로 쳤는데 이를 ‘건정 민어’라고 했다. 건정 민어는 열량이 낮은 흰 살 생선이어서 다이어트는 물론 성장발육, 노화방지, 피부에도 좋다. 숭어 건정은 동의보감에 ‘위를 편하게 하고 오장을 다스리며 몸에 살이 붙고 튼튼하게 해준다’고 기록하고 있다.

건정은 딱딱한 정도에 따라 쌀뜨물에 담가 뒀다 요리를 한다. 기호에 따라 반건정 혹은 완전 건정으로 굽거나 쪄서 요리하고 완전히 말린 경우 고추장과 곁들여 찬물에 말아 먹으면 좋다. 맑음탕을 하거나 찌개로 요리해 반찬과 안주용으로도 먹는다.

신안건정영어조합법인은 설 명절을 앞두고 건정 상품을 10% 할인한 값에 판매한다. 자연산 민어와 조기, 우럭으로 구성된 ‘바다 품은 건정 꾸러미’는 4만8000원. 민어 건정 2kg은 8만8000원, 3kg은 13만2000원, 4kg은 17만6000원이다. 참숭어고추장건정은 150g 1개가 4800원이다. 택배비(5000원)는 별도.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해풍 건정#건정 생산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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