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강력한 힘 있어야 좋은 리더가 될까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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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리더라는 신화/아치 브라운 지음/홍지영 옮김/600쪽·2만9800원·사계절

‘트럼프의 미국, 푸틴의 러시아, 시진핑의 중국, 아베의 일본….’

많은 사람이 한 명의 리더가 그 나라를 대표하고 이끈다는 설명에 익숙하다. 그리고 국가를 이끄는 인물이라면 마땅히 ‘강한 리더’여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현대 정치 리더십 연구의 권위자이자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인 저자는 20세기 이래로 등장한 나라별 주요 리더를 분석해 강한 지도자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현실을 비판한다.

저자는 성공한 리더를 두 가지 범주, ‘재정의형(redefining) 리더’와 ‘변혁적 리더’로 분류한다. 재정의형 리더는 이미 만들어진 중심을 차지하는 대신 자신이 서 있는 곳으로 중심을 옮겨와 정치의 풍경을 근본적으로 바꿔 놓는 스타일이다.

재정의형 리더로 경제 대공항 당시 뉴딜정책을 과감히 시행해 성공한 미국의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대통령, 복지국가 정책을 멈추고 시장이 주도하는 국가로 바꿔 놓은 영국의 마거릿 대처 전 총리, 냉전 종식 세계화 흐름에 맞춰 발 빠르게 통일을 이끌어낸 독일의 헬무트 콜 전 총리가 소개된다. 저자는 “이들 모두 정치의 중심을 자신에게 옮겨 놓고, 그 사회에서 무엇이 가능하고 바람직한지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어 놓았다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한다. 변혁적 지도자로는 링컨, 고르바초프, 덩샤오핑을 꼽았다.

저자는 “리더십은 특정 리더의 강력한 카리스마에서 비롯되기보단 경청, 자율, 토론, 협의, 위임 등을 통해 만들어진다”라고 강조한다.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탄탄한 근거를 제시하기 위해 세계 여러 국가의 리더를 다각도로 분석한 점이 인상적이다. 원제는 ‘The Myth of Strong Leader’.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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