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집힌 배 바닥 기어올라 ‘공포의 8시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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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대게잡이 어선 전복… 3명 구조
지나가던 유조선이 발견, 해경 신고
선원 4명 사망… 2명은 실종

30일 오전 4시 반경 경북 포항시 남구 구룡포항 동쪽 해상에서 9명이 탄 27t급 통발어선 803광제호가 전복돼 3명이 구조되고 4명이 숨졌다. 2명은 실종됐다. 포항해경과 포항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경 붉은대게 조업을 위해 구룡포항에서 출항한 구룡포수협 소속 803광제호는 항구 동쪽 22해리(약 41km) 지점에서 2.5∼3m의 높은 파도를 맞고 뒤집혔다. 바다에 빠진 선장 김모 씨(59)와 선원 2명은 뒤집혀 수면 위로 떠오른 배 바닥에 기어올라 구조의 손길을 기다렸다. 이날 낮 12시 15분경 사고 해역을 지나던 유조선이 김 선장을 비롯한 3명이 손을 흔들며 소리 지르는 것을 발견하고 포항 해상교통관제센터(VTS)에 신고했다. 출동한 해경은 12시 56분 이들을 모두 구조했다. 두려움과 추위에 떨며 기다린 지 약 8시간 만이었다.

해경은 이어 바다에 잠긴 배 안에서 선원 4명을 발견하고 헬기로 병원에 이송했지만 모두 숨졌다. 해경은 실종된 선원 2명도 배 안에 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침실 등을 수중 수색하고 있다. 그러나 통발을 비롯한 각종 어구가 많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고 해역에서는 항공기 3대와 경비함정 10척, 해군함정 1척, 헬기 3대, 어업지도선 1척 등이 동원돼 실종자를 찾고 있다. 해경은 생존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포항=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포항#어선#전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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