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 시프트!…신태용 감독 ‘플랜B’도 멀티축구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8월 30일 05시 45분


신태용 감독이 매번 강조하는 대목은 바로 ‘멀티 포지션’ 소화다. 실전에 들어가면 어떤 상황이 펼쳐질지 예측할 수 없기에 본 임무는 물론 다른 포지션까지 소화해야한다는 게 신 감독의 지론이다. 주 포지션인 수비수를 벗어나 미드필드 자리를 맡은 장현수가 대표적인 예다. 8월 29일 인터뷰를 하고 있는 장현수. 상암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신태용 감독이 매번 강조하는 대목은 바로 ‘멀티 포지션’ 소화다. 실전에 들어가면 어떤 상황이 펼쳐질지 예측할 수 없기에 본 임무는 물론 다른 포지션까지 소화해야한다는 게 신 감독의 지론이다. 주 포지션인 수비수를 벗어나 미드필드 자리를 맡은 장현수가 대표적인 예다. 8월 29일 인터뷰를 하고 있는 장현수. 상암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기성용 등 주전 부상공백에 다용도카드 예고
김민우·장현수 등 ‘더블 포지션’ 능력자 많아
“제2 임무 부여받은 선수 100% 실력발휘 기대”


“정말 확실한 역할을 잡지 않았다면 여러 위치를 소화할 수 있는 것이 낫다.”

축구국가대표팀 신태용(47) 감독이 줄곧 강조한 이야기다. 6월 막을 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코리아 2017’을 지휘했을 때에도, 23세 이하(U-23) 대표팀을 이끌고 2016 리우올림픽에 출전했을 당시에도 같은 말을 반복했다.

베스트 라인업 11명에 교체카드가 3장에 불과한 만큼,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돌발 상황과 그에 따른 ‘플랜B’를 무난히 수행하려면 골키퍼(GK)처럼 특수 포지션을 제외한 필드 플레이어들은 본래의 임무 이외에 1∼2가지 위치를 추가로 수행해야 한다는 의미다. 특히 연령별 대회는 엔트리 숫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탓에 아무래도 ’다용도 카드‘를 더욱 선호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넉넉한 선수 차출이 가능한 국가대표팀에서도 신 감독의 ‘멀티 플레이어 사랑’은 멈추지 않고 있다. 한국은 8월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이란과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홈 9차전을 치른 뒤 9월 5일 타슈켄트에서 우즈베키스탄과 원정 10차전을 갖는다.

경기 당일 아시아축구연맹(AFC) 경기감독관에게 전달할 경기 엔트리는 23명이지만 다양한 변수를 차단하기 위해 대표팀은 3명을 더 뽑아 26명으로 손발을 맞춰왔다. K리그 및 중국 슈퍼리그 소속 멤버들이 먼저 8월 21일부터 경기도 파주NFC에서 호흡했고, 유럽 리거들이 전부 합류한 가운데 이란전을 이틀 앞둔 2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그라운드 적응훈련을 했다.

절체절명의 승부를 앞두고 대표팀 분위기는 좋지만 벤치의 고민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선수들의 컨디션과 몸 상태가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크고 작은 부상에 신음한 태극전사들도 많다. 기성용(28·스완지시티), 손흥민(25·토트넘 홋스퍼) 등 주력들이 부상을 달고 있어 더 걱정이다.

축구대표팀 김민우-최철순(오른쪽). 사진|스포츠동아DB·전북현대
축구대표팀 김민우-최철순(오른쪽). 사진|스포츠동아DB·전북현대

하지만 빈틈은 충분히 메울 수 있다. ‘전원 시프트’가 가능하다고 볼 정도로 멀티 요원들이 차고 넘치는 대표팀이다. 수비진(DF)∼미드필드(MF)를 중심으로 더블 포지션 수행이 가능한 인원들이 많다. 오른쪽 풀백 최철순(30·전북현대)은 수비형 미드필더를, 왼쪽 풀백 김민우(27·수원삼성)는 중원 사이드로 치고 나갈 수 있다.

본연의 역할인 DF가 아닌, MF로 승선한 권경원(25·톈진 취안젠)과 장현수(26·FC도쿄)는 수비형 미드필더를 기본으로 하되, 상황에 따라 중앙수비수와 측면 풀백으로 전환된다. 반대로 구자철(28·아우크스부르크)은 중앙 미드필더 대신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1차 저지선 역할을 수행할 전망이다. 이재성(25·전북), 김보경(28·가시와 레이솔) 또한 공격 2선과 측면 윙 포워드가 가능해 대표팀 벤치의 전략 옵션을 한층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대표팀 스태프는 “GK와 스트라이커를 빼더라도 여러 가지 포지션을 맡을 만한 선수들이 유난히 많다. 유일한 과제는 제2의 임무를 부여받았을 때 100%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단단히 다지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상암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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