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뚝이’ 이준형 “평창올림픽 티켓 꼭 딸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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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네벨호른 트로피 앞두고 맹훈련

2018 평창 겨울올림픽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 1차 선발전 남자 싱글 우승자인 이준형이 25일 서울 태릉빙상장에서 프로그램 음악에
 맞춰 연습을 하고 있다. 그는 9월 독일에서 열리는 네벨호른 트로피 대회에서 한국의 올림픽 피겨 남자 싱글 출전권 획득에 
도전한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2018 평창 겨울올림픽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 1차 선발전 남자 싱글 우승자인 이준형이 25일 서울 태릉빙상장에서 프로그램 음악에 맞춰 연습을 하고 있다. 그는 9월 독일에서 열리는 네벨호른 트로피 대회에서 한국의 올림픽 피겨 남자 싱글 출전권 획득에 도전한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마음껏 넘어질 수 있어서 좋아요.”

피겨스케이팅 선수들은 점프 연습을 하다 넘어질 때가 많다. ‘쿵’ 하고 엉덩방아를 찧을 때는 고통이 따른다. 하지만 남자 싱글 이준형(21·단국대)은 요즘 빙판에 넘어지는 것도 좋다고 한다. 25일 서울 태릉빙상장에서 만난 그는 “허리 부상의 고통과 두려움에서 벗어났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넘어져서 허리가 다시 아프면 어쩌나’라고 걱정했지만 요즘은 몸을 사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점프 연습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랜 부상을 털어낸 이준형은 지난달 2018 평창 겨울올림픽 피겨 대표 1차 선발전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하며 부활을 알렸다. 이 대회 우승으로 그는 9월 독일에서 열리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네벨호른 트로피에 출전해 올림픽 출전권 획득에 도전한다. 네벨호른 트로피에는 6장의 올림픽 출전권이 달려 있다.

주니어 시절 이준형은 국내 최강자로 불렸다. 특히 2014년에 ISU 주니어 그랑프리에서 한국 남자 선수 최초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하지만 시니어 무대에 데뷔한 2015년에 교통사고를 당하면서 슬럼프에 빠졌다. 이준형은 “신호 대기 중이던 우리 차를 뒤에서 다른 차가 들이받았다. 이로 인해 허리디스크가 생겨 훈련을 줄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기량이 급격히 성장하던 시기에 부상을 당한 그는 재활과 훈련을 병행해야 했고 국제 대회 성적도 떨어졌다. 그러는 사이 국내 최강자 자리는 고득점에 유리한 쿼드러플(4회전) 점프를 장착한 ‘샛별’ 차준환(16·휘문고)이 차지했다.

이준형은 꾸준한 재활 끝에 올 시즌 몸 상태가 회복됐다. 올해 3월에 일찌감치 새 시즌 준비에 돌입한 덕분에 프로그램 완성도도 높일 수 있었다. 국가대표 1차 선발전에서 그는 4회전 점프를 시도하지 않았지만 예술 점수에서 좋은 점수를 받고 3회전 점프의 실수를 줄여 우승할 수 있었다. 이준형은 “점프 능력은 (경쟁자들보다) 뒤지지만 프로그램과 음악에 대한 이해력은 밀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준형은 자신의 표현력을 가장 잘 발휘할 수 있는 음악을 직접 고르는 등 예술 점수를 높이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 최근에는 4회전 점프를 장착하기 위한 노력도 하고 있다. 이준형은 “몸 상태도 좋아진 만큼 4회전 점프도 연습하고 있다. 올해 안에는 4회전 플립 점프를 성공시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결전을 앞두고 그는 매일 3시간 반씩 빙판 위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다. 이준형은 “한국 남자 싱글 선수가 올림픽에 나갈 수 있도록 반드시 출전권을 획득하겠다”고 말했다. 이준형이 평창 올림픽 무대를 밟기 위해서는 2차례 선발전을 더 치러야 한다. 1차 선발전 2위 김진서와 3위 차준환 등의 거센 추격이 예상된다. 이준형은 “올림픽 출전권 획득과 태극마크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싶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이준형#평창올림픽#피겨스케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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