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이아이피’ 여자시체 역→여자 역으로 변경…누리꾼 “장난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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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8월 25일 14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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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브이아이피‘ 영화 정보 캡처
네이버 ‘브이아이피‘ 영화 정보 캡처
영화 브이아이피
영화 브이아이피
영화 '브이아이피'(VIP)가 23일 개봉 후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포털사이트에서는 '별점 테러'를 받고 있다. 영화 속 여성 배우들을 성적·살인 도구로만 이용했다는 게 큰 이유 중 하나다. 그런데 포털사이트의 브이아이피 정보란에서 출연 배우들 중'여자 시체 역'이 '여자 역'으로 슬그머니 바뀌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5일 오전부터 포털사이트 '브이아이피' 리뷰 사이트에서는 관람객들의 1점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1점은 10점 만점 중 최하점이다.

그중 "별 1개도 아깝다. 성폭력을 소재로 신인 여배우 데리고 포르노 만들 생각밖에 안한 거 같네. 성폭행 트라우마 있으신 분들 절대 보시면 안 된다", "여자는 남자 캐릭터를 위한 성적 폭력의 대상이며 잔혹함을 보여주기 위한 장치에 불과하다. 여성을 무참하게 다루는 장면은 감독의 빈약한 상상력과 이 문제를 얼마나 가볍게 생각하는지 보여준다" 등의 평점이 많은 공감을 받았다.

이 밖에도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브이아이피'에 대해 극중 사이코패스인 이종석(김광일 역) 역할에 여성을 과하게 성적 도구, 살해 도구로 소비했다고 지적했다.

가장 문제를 삼은 부분은 영화 초반 김광일의 잔혹한 살인 범행 장면이다. 김광일은 여성을 다 벗긴 채로 무자비하게 고문한 뒤 목을 졸라 죽인다. 하지만 이 장면을 박훈정 감독은 스너프필름(실제 폭력·살인·강간 장면을 촬영해 은밀히 유통하는 영상)처럼 적나라하게 담았다.

또한 실제로 브이아이피에 이름이 나오는 여성 배역은 없다. '여성 시체' 역을 맡은 신인 배우만 무려 9명이다. 이에 누리꾼들의 비난이 빗발치자 '여성 시체' 역이 '여자' 역으로 변경되는 일이 벌어진 것.

이에 누리꾼들은 "장난하나", "영화계 참 한결같다", "여자 시체에서 시체를 빼고 여자를 남기냐. 여자가 죽는 게 중요한 거냐", "아직도 왜 사람들이 분노하는지 이해를 못한 거냐", "그냥 '시체'라고 하면 되는 거 아니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앞서 '브이아이피'에 출연한 배우 역시 영화의 잔혹성을 예고했다. 주연 배우인 김명민은 매체와의 라운드 인터뷰에서 "내가 촬영한 영화지만, 나 역시 (영화가) 많이 불편하다. 남자 배우인, 남자 관객인 내가 보기에도 많이 불편하다"고 말했다.

또한 이를 제작한 박훈정 감독 역시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영화 수위와 여성 캐릭터 논란에 대해 "이런 장르 영화에서, 더욱이 범죄자가 이미 잡힌 상황에서, 영화에 긴장을 더하려면 그런 장면이 연출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표현의 수위와 불쾌하다거나 배려가 없다는 그런 반응들에 대해선 당연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처음부터 고민과 염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범죄영화를 만들 때 영화적인 리얼리티에 제한을 둬야 할지는 고민이 계속된다. 여성 캐릭터에 대한 묘사는 앞으로도 계속 공부해야 할 부분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브이아이피'는 국정원과 CIA 기획으로 북에서 온 VIP가 연쇄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상황에서 이를 은폐하려는 자, 반드시 잡으려는 자, 복수하려는 자,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 네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범죄 영화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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