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선미 “어엿한 숙녀가 된 날 꺼내 보인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8월 24일 06시 57분


가수 선미. 사진제공|메이크어스엔터테인먼트
가수 선미. 사진제공|메이크어스엔터테인먼트
■ 신곡 ‘가시나’로 3년 만에 솔로 컴백

내 모습 다 담다 보니 포토북만 120페이지
JYP 떠나 첫 음반…음악에 다채로움 가미
파워풀한 보컬·춤…몸무게 4kg이나 빠져


이제 스물여섯이다. 하고 싶은 것도, 궁금한 것도 많은 나이다. 원더걸스 출신 가수 선미는 “한창 꽃다운 나이”라고 소개했다. 열여섯, 어린 나이에 연예계에 데뷔해 올해 활동 10년차를 맞은 그를 두고 일부 팬들은 30대라고 짐작한다. 선미 입장에서는 억울할 일이다. 그는 “이제 대중에게 나이로 어필해야할 시기가 온 건가”하고 웃었다.

교복 의상을 입고 ‘텔미’ 춤을 추던 앳된 모습의 선미는 이제 없다. 그렇다고 요염한 눈빛과 자태로 ‘24시간이 모자라’와 ‘보름달’을 부르던 모습도 쉽게 찾아볼 수 없다. 지금은 그저 지극히 평범한 20대 중반의 여가수로 팬들에게 다가가고 싶을 뿐이다.

“어릴 땐 섹시하고 성숙한 이미지를 어필하고 싶었다. 뭔가 꾸미려거나 하지 않고, 나이에 맞는 깜찍한 모습도 보여주고 싶다. 하하!”

선미가 3년 만에 선보인 새 음반 타이틀 ‘가시나’는 ‘여성’, ‘꽃’이라는 단어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평소 ‘게임광’인 선미는 액션 게임을 하던 중 ‘칼’이 머릿속이 떠나지 않았고, 날카로운 것들을 생각하다 꽃의 ‘가시’를 떠올리는 등 갖가지 생각들이 꼬리의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가시나’는 계집아이라는 의미로 쓰이는 경상도 사투리이기도 하고, 꽃에 ‘가시가 돋는다’는 표현도 된다. ‘임은 왜 날 두고 떠나가시나’라는 말로도 쓰고, 순우리말로 ‘아름다운 꽃의 무리’라고도 한다. 중의적인 표현이 마음에 들었다. 다양한 모습을 보여 주고 싶다는 내 생각과 잘 맞아떨어졌다.”

새 음반과 선보인 포토북도 ‘여자, 선미’에 초점을 맞췄다. 예전부터 막연하게 여성미를 드러내는 화보집을 내고 싶다는 생각은 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았고, 선미라는 여자의 감정선들을 팬들과 공유하고 싶어 용기를 냈다.

“예쁜 모습과 민낯, 어엿한 숙녀가 된 지금의 나. 그리고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얼굴이나 분위기 등 내 안에 있는 모든 모습을 꺼내 보이고 싶다. 그걸 한 장 한 장 담다보니 120페이지가 되더라. 하하!”

가수 선미. 사진제공|메이크어스엔터테인먼트
가수 선미. 사진제공|메이크어스엔터테인먼트

선미의 이번 새 음반은 “새로운 시작점”에 서게 된 계기가 됐다. 그도 그럴 것이 올해 초 몸담았던 원더걸스 해체와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를 떠나 새로운 회사에서 신곡을 발표하면서 팬들의 관심이 쏠렸다.

“그동안 나의 방향성에 대해 고민을 했다. 성격상 새로운 것에 도전이나 변화를 두려워하는 편이다. 그렇다고 우물 안 개구리처럼 한 자리에 안주할 순 없었다. 그래서 일종의 도전을 하게 됐다. 중요한 시점이기도 했고, 조금 더 다채롭게 음악을 들려드리고 싶다. 눈에 띄는 퍼포먼스가 아니더라도 음악으로 감동을 주는 가수, ‘믿고 듣는 선미’가 되는 게 궁극적인 목표다.”

방향성에 대한 고민의 흔적은 새롭게 바뀐 프로듀서의 진용을 보면 느낄 수 있다. 첫 솔로곡 ‘24시간이 모자라’는 박진영이, ‘보름달’은 용감한형제가 작업했다. 이번엔 YG엔터테인먼트 산하 레이블이자 테디가 이끄는 더블랙레이블에서 프로듀싱을 맡았다.

“박진영 프로듀서가 제 가능성과 역량을 끌어내줬다면 용감현형제는 그 역량에 몽환적이고 고혹적인 분위기를 더해줬다. 이번엔 다채로운 목소리와 이미지로 음악을 할 수 있게 해줬다. 파워풀한 보컬을 선보이면서 춤을 추며 연습하다보니 몸무게가 4kg가 빠졌다.”

선미의 새로운 도전에 박진영을 포함해 원더걸스 멤버들의 적극적인 지지와 응원도 함께 였다. 박진영은 선미에게 자신이 진행하는 SBS 음악예능프로그램 ‘파티 피플’에 초대했고, 멤버들 가운데 냉정하고 객관적이기로 유명한 소희는 “멋있다”고 했다.

“다른 멤버들도 모두 솔로로 준비 중이다. 제가 스타트를 잘 끊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원더걸스 출신이었던 현아도 조만간 솔로로 나온다. 솔로로는 현아가 선배다. 경험 많은 현아에게 여러 도움을 받고 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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