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번화가에 버스 중앙차로제 첫 도입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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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이용률 30%대 목표
순환버스 노선 신설로 관광 편리해져…시내·외 버스 통합 요금 단일화
관련 시설공사 지연 등 혼란일듯

제주 지역의 새로운 대중교통체계 시행을 앞두고 제주지법 사거리와 아라초 사거리를 잇는 중앙차로제 공사가 한창이다.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 지역의 새로운 대중교통체계 시행을 앞두고 제주지법 사거리와 아라초 사거리를 잇는 중앙차로제 공사가 한창이다.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의 새로운 대중교통체계가 26일부터 전면 시행된다. 이번 대중교통체계 개편의 핵심은 자가용 이용을 줄이고, 대중교통 이용률을 높이는 것이다.

22일 제주도에 따르면 제주시 번화가에 대중교통 우선차로제가 처음으로 도입되고 시내·외 버스가 통합된다. 현재 18%에 머물고 있는 대중교통 이용률을 30%대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23일 오전 5시부터 신제주입구교차로∼제주국제공항 입구 도로에서 대중교통 우선차로제를 시범 운영한다.

제주를 찾는 관광객이 증가하고 이주민 유입도 늘면서 도민 1인당 자동차 보유대수는 전국 평균 0.422대보다 훨씬 많은 0.532대로 전체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1위다. 교통체증, 불법 주·정차, 교통사고 등이 잇따르고 일부 도로의 통행 속도는 서울 도심권 평균 속도에도 못 미치는 현상이 발생했다. 제주도는 이 같은 상황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해 대중교통체계를 대대적으로 손질했다. 버스를 자가용보다 ‘더 빠르고, 더 편리하고, 더 저렴한’ 교통수단으로 만드는 데 중점을 뒀다.

대중교통체계 개편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중앙차로제와 가로변차로제 등 대중교통 우선차로제다. 24시간 운영되는 중앙차로제 구간은 노선버스, 전세버스, 택시, 긴급 자동차 등만 통행이 가능하다. 1차로가 전용차로인 구간은 제주시 광양사거리∼아라초등학교 2.7km, 공항 입구∼해태동산 구간 0.8km이다. 인도 옆 차로를 전용차로로 이용하는 가로변차로제 구간은 제주시 무수천사거리∼제주국립박물관 구간 11.8km이다. 운영 시간은 평일 오전 7∼9시, 오후 4시 반∼7시 반으로 토·일요일과 공휴일은 제외다. 제주도는 우선차로제 시행으로 버스운행 평균 속도가 현재의 시속 13km에서 최대 시속 23km 정도까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내·외 버스 통합으로 제주 전역을 시내버스 요금(1200원)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제주국제공항과 버스터미널, 읍면환승정류장을 연결하는 급행버스 12개 노선을 신설해 자가용, 렌터카 등을 이용하지 않더라도 편하게 공항을 오갈 수 있도록 했다. 기본요금은 2000원으로 최대 4000원을 넘지 않는다.

복잡하게 얽힌 644개 버스 노선을 149개로 단순화하고 4개 권역 읍면 지역은 공영버스가 운행한다. 제주 동부지역인 구좌읍 송당리, 서부지역인 안덕면 동광리에는 주변 관광지를 둘러볼 수 있는 순환버스 노선이 각각 신설된다.

대대적인 대중교통 변화가 눈앞에 다가왔지만 관련 시설공사가 늦어지는 바람에 상당 기간 혼란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앙차로제 공사는 이달 중순 완료 예정이었지만 광통신망, 우수관 이설로 광양사거리∼법원사거리 구간은 개통 시기가 10월 말로 연기됐고 환승센터, 환승정류장 시설 등도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 또 중앙차로제 구간에서 U턴이 불가능해지면서 자가용 운전자는 이면도로 등으로 진입한 뒤 방향을 바꾸는 P턴을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가로변차로에서는 자가용 운전자가 이면도로로 우회전하기 위해 실선과 점선구간을 확인해야 한다.

제주도는 노선 안내책자, 학생용 포켓북, 모바일 검색 웹 서비스 등을 통해 대중교통체계 개편을 홍보하기로 했다. 또 25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는 출퇴근 시간에 정류소 안내도우미를 운영하기로 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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