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출, 2분기 두자릿수 증가… 5위권 ‘눈앞’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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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분기(4∼6월) 한국의 수출이 1년 전에 비해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이며 세계 10대 수출국 가운데 증가율이 가장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가 큰 호황을 누린 데다 선박 수출이 호조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특정 품목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며 품목 경쟁력 다각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올 2분기 한국의 상품 수출 총액은 1471억9800만 달러(약 168조 원)로 지난해 2분기(1260억2500만 달러)보다 16.8%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10대 수출국 가운데 같은 기간 증가폭이 두 자릿수인 나라는 한국이 유일했다. 한국의 수출 증가폭은 지난해 4분기(10∼12월)에 전년 동기 대비 1.8% 오른 데 이어 올 1분기에는 증가폭이 14.9%로 크게 뛰는 등 호조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한국이 올해 세계 5대 수출국 반열에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올 들어 한국보다 수출액이 많은 나라는 중국, 미국, 독일, 일본, 네덜란드 등 5개 국가다. 이 중 네덜란드의 2분기 수출액은 1548억2700만 달러로 한국과의 차이는 76억여 달러에 불과하다. 한국 수출이 하반기에 선전한다면 네덜란드를 역전하는 게 불가능하지 않다.

올 2분기 수출 총액은 중국이 5661억300만 달러로 가장 많았다. 증가폭(9.0%)도 두 자릿수에 근접하면서 세계 경제를 이끌었다. 한국보다 수출액이 많은 국가들인 독일(1.2%), 일본(7.5%) 등도 수출액 증가세를 보였다. 다만 증가 폭은 한국에 미치지 못했다.

이 기간 한국의 수출을 이끈 품목은 반도체와 선박이었다. 관세청에 따르면 반도체는 올 2분기 월별 수출이 전년 대비 55.3∼59.1% 증가했다. 선박은 3월 수출액이 106% 오른 데 이어 5월(25.9%), 6월(44.3%)에도 높은 증가세를 이어갔다.

올 2분기 증가 폭이 높은 건 지난해 수출 실적이 부진해서 나타난 ‘기저효과’라는 분석도 있다. 한국의 2015년 2분기 상품 수출 총액은 1351억400만 달러였다. 지난해 2분기 수출액은 전년보다 6.7% 감소한 수준이었다. 지난해에는 세계 경기 부진에, 저유가, 단가 하락 등 악재가 겹치며 한국 수출 실적이 좋지 않았다.

배상근 전국경제인연합회 전무는 “작년에 워낙 수출 실적이 좋지 않다 보니 올해 좋아 보이는 것이다”면서 “수출액이 늘어도, 전체적인 산업이 잘된다기보다는 일부 수출 품목이 호조세를 이끌어 가는 모양새”라고 설명했다.

한편 WTO의 세계교역전망지표(WTOI)는 8월 기준 102.6으로 2011년 4월 이후 가장 높았다. 지표가 100 이상이면 교역 전망이 좋다는 뜻이다. WTO는 세계 각국의 경제활동이 회복되면서 올해 3분기(7∼9월)에도 교역량이 늘 것이라고 예상했다.

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한국 수출#세계 10대 수출국#세계무역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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