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한 노후준비가 열 자식보다 든든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17일 03시 00분


코멘트

65세 이상 빈곤율 49.6%인데 “노후준비 잘 돼 있다” 8.8% 그쳐
연금수령액 확인부터가 준비 첫발

일찍 시작할수록 좋은 것이 두 가지 있다. 치아 관리와 노후 준비다. ‘이가 자식보다 낫다’는 속담처럼 건강한 치아는 ‘오복(五福)’ 중 하나로 여겨진다. 마찬가지다. 철저한 노후 준비가 열 자식보다 든든한 버팀목이 된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상당수 서민은 팍팍한 살림살이에 노후 준비를 시작할 여유가 없다. 지난해 통계청에 따르면 가구주가 은퇴하지 않은 가구 중 노후 준비가 ‘잘 돼 있다’고 응답한 가구는 8.8%에 그쳤다. ‘잘 돼 있지 않은 가구’는 37.3%, ‘전혀 준비 안 된 가구’도 19.3%나 됐다. 노후 준비가 전혀 안 된 가구는 1년 전보다 1.9%포인트 증가했다.

이들이 곧 맞닥뜨릴 노년의 삶도 낙관적이지 않다. 지난해 65세 이상 노인 빈곤율은 49.6%에 달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12.6%의 4배에 이른다. 그나마 빈곤율이 높은 편인 미국(21.0%) 일본(19.0%)과의 격차도 크다. 복지 시스템이 잘 갖춰진 독일(8.5%) 스웨덴(7.6%) 등 유럽 주요 국가들과는 비교하기도 힘든 수준이다.

노후 준비가 중요한 이유는 누구에게나 찾아오며 예고 없이 들이닥치기 때문이다. 평균 은퇴 연령은 50대 초반까지 내려왔다. 은퇴 후 50년을 맞이할 준비가 안 된 지금의 중장년층에게 성큼 다가온 100세 시대는 재앙이 될 수도 있다.

노후 준비는 시험공부처럼 벼락치기도 불가능하다. ‘노후를 생각하기엔 아직 젊다.’ ‘더 돈이 모이면 시작하자.’ 이런 안일한 생각이 노후 준비의 가장 큰 적이다. 또 당장 해결해야 하는 주거비, 자녀 교육비 등을 신경 쓰느라 노후 준비는 뒷전으로 밀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자녀 뒷바라지와 노후 준비는 우선순위의 문제가 아니다. 부모가 은퇴 후 경제적 자립 준비가 안 돼 있으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자녀들에게 돌아간다. 은퇴한 부모가 자녀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 곧 은퇴 후의 경제적 자립인 셈이다.

당장 여윳돈이 많지 않다면 어떤 재테크 전략으로 노후를 대비해야 할까. 노후 준비를 위해 더 많이 저축할 수 없는 환경이라면 갖고 있는 자산부터 점검해보자. 국민연금과 개인형퇴직연금(IRP) 등을 통해 연금액을 얼마나 수령할 수 있는지 살펴보자. 금융감독원의 금융소비자정보포털 파인(fine.fss.or.kr)을 활용하면 도움이 된다. 자금에 여유가 있다면 다양한 상품에 분산 투자하는 것이 위험을 줄이는 방법이다.

김태우 한화생명 은퇴연구소 부소장
#노후준비#65세 이상 빈곤율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