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알 낳는 닭이 문제… 치킨용 닭은 안심해도 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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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충제 계란 파문]Q&A로 본 피프로닐 논란

국산 계란에서 유독성 살충제 성분인 ‘피프로닐’과 발암물질 ‘비펜트린’이 검출되면서 계란은 물론이고 닭고기 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주요 궁금증을 농림축산식품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 전문가의 설명을 토대로 Q&A 형식으로 정리했다.

Q. 국내 계란에서 검출된 피프로닐은 안전한 수준인가.

A.
경기 남양주시 양계농장 계란에서 검출된 양은 0.0363ppm(1kg당 0.0363mg)으로 잔류 허용 기준치(0.02ppm)를 초과했다. 하지만 실제 인체 유해성은 체중과 섭취량을 따져봐야 한다. 체중 60kg 성인은 하루에 피프로닐 0.54mg까지 섭취해도 문제가 없다. 이를 섭취하려면 한 번에 문제가 된 계란 248개를 먹어야 한다. 1인당 연간 계란 소비량(2015년 기준 268개)과 맞먹는 양이다. 평생 살충제 계란을 먹더라도 매일 5개 이하면 별문제가 없다.

Q. 냉장고에 보관 중인 계란은 어떻게 해야 하나.

A.
피프로닐이 검출된 계란껍질에는 ‘08마리’, 비펜트린이 기준치를 초과한 계란껍질에는 ‘08LSH’라고 적혀 있다. 정부는 계란껍질에 생산지와 생산자를 표시하도록 하고 있다. 08은 경기 지역을, 영문이나 한글은 생산자(생산 농가)를 의미한다. 이런 문구가 적힌 계란은 반품하거나 버려야 한다. 그렇지 않은 계란은 사흘 뒤쯤 나올 정부의 전수 조사 결과를 지켜본 뒤 문제가 없다고 판명되면 먹는 게 좋다.

Q. 대형마트에서 이미 구입한 계란을 환불받을 수 있나.

A.
대형마트에서 산 계란을 환불받으려면 구매 영수증과 계란을 가지고 직접 해당 점포를 방문해야 한다. 다만 아직 한 알도 먹지 않은, 즉 계란 개수가 처음 구입한 상태 그대로여야 환불받을 수 있다. 이마트는 구입 시기와 관계없이 환불이 가능하고,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는 1주일 이내에 산 계란만 환불된다.

Q. 충분히 익혀 먹으면 안전한가.

A.
아니다. 피프로닐의 90% 이상은 계란 노른자에 남아 있다. 식중독균과 달리 충분히 익혀 먹어도 파괴되지 않는다. 보관 중인 살충제 계란은 반드시 버려야 한다. 피프로닐은 주로 체내 지방에 축적된다. 분변으로 빠져나가지만 다른 농약 성분보다 배출 속도가 더딘 것으로 알려져 있다.

Q. 식용 닭고기는 문제가 없나.

A.
정부는 “문제가 된 건 산란계(알 낳는 닭)이고, 육계(식용 닭)는 해당사항이 없다”고 밝혔다. 육계는 통상 30일 정도 키워 출하하기 때문에 농약이 잔류할 시간이 상대적으로 적고, 철저한 검사를 거쳐 안심해도 된다는 것이다.

Q. 육계 농장에서 살충제를 사용했을 가능성은….

A.
정부는 매년 육계를 대상으로 농약 등 잔류물질을 검사한다. 지금까지 육계에서 피프로닐 등 맹독성 물질이 발견된 사례는 없다. 올해 조사 대상은 2만1865마리였다. 또 닭고기에는 달걀에 비해 피프로닐이 덜 축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닭고기의 피프로닐 잔류 허용 기준치는 0.01ppm으로 계란(0.02ppm)보다 더 엄격하다.

Q. 산란계는 식용으로 사용되지 않나.

A.
산란계가 알을 낳는 역할을 끝내면 ‘노계’로 분류해 식용으로 사용된다. 주로 닭볶음탕이나 닭꼬치, 소시지 등의 재료로 활용된다. 전체 닭고기 유통량 중 노계가 차지하는 비율은 1% 안팎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살충제 계란 파동을 겪은 네덜란드와 벨기에, 독일 등에서는 살충제에 오염된 닭 수십만 마리를 도살처분하기도 했다.

Q. 빵 과자 등 가공식품은 안전한가.

A.
가공식품에 피프로닐이 검출된 계란을 얼마나 사용했는지가 관건이다. 식약처는 자체 분석 결과 국내보다 33배나 많은 피프로닐이 검출된 유럽산 ‘살충제 계란’으로만 만든 빵이나 과자를 섭취해도 당장 신체에 이상 증세가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Q. 피프로닐과 비펜트린은 무엇이며,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

A.
피프로닐은 진드기, 벼룩 등을 잡는 백색 분말 형태의 살충제 성분이다. 식용 목적으로 키우는 닭 소 돼지 등에는 사용이 금지돼 있다. 다만 가축이 없는 상태에서 축사에 사용하는 건 가능하다. 과다 섭취하면 두통, 경련, 구토 증상이 온다. 오랫동안 섭취하면 간 갑상샘 신장이 손상될 수 있다. ‘비펜트린’은 닭에 기생하는 이를 제거하는 살충제 성분으로 식용 목적의 가축에도 사용할 수 있다. 다만 미국 환경보호청(EFA)은 비펜트린을 발암 가능성이 있는 물질로 분류한다. 피프로닐보다는 독성이 약하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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