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재(52) 감독이 이끄는 남자농구대표팀이 한일전을 승리로 장식하며 2017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8강에 올랐다. 한국은 광복절인 8월 15일 새벽(한국시간)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열린 대회 12강전에서 4쿼터 때 터진 내·외곽 공격의 호조에 힘입어 일본을 81-68로 꺾었다. 한국은 17일 필리핀과 4강 진출을 다툰다. 대표팀은 전체적인 경기력이 만족스러운 편은 아니었지만 벤치 멤버들의 활약으로 경기를 손에 넣었다. 하지만 개인기와 스피드가 좋은 상대 가드 봉쇄에서는 아쉬움도 드러냈다.
● 대표팀은 수렁에서 건진 김선형·오세근·허웅
한국은 일본의 토가시 유키(10점) 등 개인기와 스피드가 좋은 가드들의 플레이에 고전해 3쿼터까지 힘든 경기를 펼쳤다. 일본은 2쿼터까지 3점슛 성공률이 무려 80%에 달할 정도로 외곽 플레이가 좋았다. 3쿼터 막판 김선형(16점·3점슛 3개)의 득점 덕분에 57-56으로 역전한 한국은 4쿼터 들어 집중력이 살아났다. 허웅(11점)의 3점슛으로 기분 좋게 4쿼터를 맞은 한국은 내외곽 득점이 한꺼번에 터졌다. 허웅과 김선형이 2개씩의 3점슛을 림에 꽂았다. 골밑에서는 이종현(10점·7리바운드)과 오세근(16점·4리바운드)이 분전했다. 그 덕분에 경기 종료 4분30초를 남기고 74-57로 도망가며 사실상 승패를 결정지었다.
일본을 제압했지만 8강 필리핀전에 대비해 수정해야 할 부분도 드러났다. 한국은 일본을 상대로 지역방어와 대인방어를 혼합한 매치 업 존을 펼쳤는데도 외곽슛을 많이 허용했다. 2쿼터까지 잘 터졌던 일본의 3점포가 3∼4쿼터에는 침묵을 지킨 덕분에 큰 점수차로 웃을 수 있었다. 대회 조별리그 B조 1위로 8강에 직행한 필리핀은 일본 못지않게 3점슛 등 외곽슛이 정확한 팀이다. 조별리그 3경기서 3점슛 성공률 42.0%로 전체 2위에 올랐다. 가드와 포워드 뿐 아니라 센터들도 3점슛을 간간이 던진다. 이를 바탕으로 경기 평균 86.7점을 넣어 호주와 이란에 이어 3위에 올랐다. 공격력만큼은 아시아 정상권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한국이 필리핀을 잡으려면 외곽 수비를 더 보강해야 한다. 특히 2대2 픽앤롤 수비에서 상대 가드들의 움직임을 놓치는 경우가 잦은데 필리핀전을 앞두고 반드시 대비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