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 “‘우리 빼놓고 얘기하지 말라’ 메시지 확실히 보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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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8월 14일 10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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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우리를 빼놓고 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강하게 보내야 한다. 한반도에 전쟁을 벌이려면, 북한을 선제타격하려면, 우리 동의를 받아야 한다.”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에서 통일부 장관을 지낸 정세현 전 장관은 14일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정부의 역할에 관해 이같이 말했다.

정 전 장관은 “‘코리아 패싱’은 한국정부가 대미편중외교를 하며 얘기가 나오게 됐다. 그동안 전문가들은 한미 한중 관계 균형을 요구했는데, 박근혜 정부 4년 동안은 대미편중으로 흘렀다. 그러다 보니 모든 문제를 미국이 중국과 협의하게 됐다”며 “특히 트럼프 정부 이후 미국이 직접 중국에게 북핵 문제를 해결하라 압박하게 됐고 남북관계는 막히면서 ‘코리아 패싱’ 우려가 나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미국한테 강하게 우리를 빼놓지 말라는 메시지를 피력해야 한다. 예를 들면 지난번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할 때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나선 절대로 안 된다’고 확실히 얘기하지 않았나. 우리의 동의를 받아야 된다는 얘기를 해야 하고 그건 대통령이 혼자 할 일이 아니다. 여론이 형성되면 우리 빼고 중국과 우리 운명을 결정하는 협상을 하거나, 또는 우리 빼고 대북 선제타격을 하지는 못 할 것이다”라며 해결책을 제시했다.

미국 입장에서는 본인의 문제로 생각하고 제재할 수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본인의 문제다. ICBM이 더 발전하기 전에 북한을 멈추려 할 거다. 이를 위해서는 선제타격이냐 협상이냐의 선택지가 있다. 선제타격은 한반도 전쟁이다. 물론 시진핑이 ‘미국이 선제타격을 하더라도 중국은 개입하지 않겠다’고 했다지만 막상 미국한테 몰려서 올라가는 인민군이 압록강, 두만강을 건너 중국으로 들어가면 그걸 막기 위해서라도 중국은 개입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미중 전쟁이다. 미국도 미중 전쟁까지 감당할 수 있는 용기나 담력은 없다”고 답하며 “미국 국무장관이나 국방장관도 대화로 풀어야 한다는 얘기를 하고 있지 않나. 그나마 우리한테는 다행스러운 일이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문 대통령과 던 포드 미 합참의장과의 만남에 대해 “‘북한의 군사적 행동에 대해 견제하고 제재하는 것은 필요한 일이지만, 전쟁으로 가선 안 된다’는 얘기를 또 한 번 해야 한다. 합참의장한테 ‘전쟁은 안 된다. 그런 일을 벌이려면 우리와 반드시 상의해야 한다. 미국 사람은 다치면 안 되고 한국 사람은 미국의 군사정책 때문에 수백만이 죽어도 좋단 말인가’ 이런 식으로 강력하게 어필해야 한다”며 정부의 강력한 의견 피력을 요구했다.

마지막으로 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에 대해 “‘미국이나 국제사회를 상대로 ICBM 같은 걸 발사해 긴장을 조성하는 것은 제발 그쳐라. 피해는 우리한테 온다. 당신은 입만 열면 우리 민족끼리라고 하는데 같은 민족끼리 인질 잡고 이런 짓 하는 것은 그 원칙에 맞지도 않다. 그런 태도는 지양하고 대화를 풀기 위해 중단하는 게 좋겠다’는 메시지를 확실히 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혜린 동아닷컴 기자 sinnala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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