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추는 체인지업’ kt 고영표의 성장기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8월 14일 05시 30분


kt 고영표. 스포츠동아DB
kt 고영표. 스포츠동아DB
“요즘 고영표 체인지업이 최고던데요.”

NC 박석민(33)은 kt 고영표(26)의 체인지업에 혀를 내둘렀다. NC 이재학(28)이 직구와 체인지업, 두 구종만으로 상대 타자들을 완벽하게 제압할 때처럼 위력적인 공을 던진다는 게 그의 설명이었다. 실제 고영표는 올 시즌 체인지업으로 두각을 드러내는 데 성공했다. 그의 체인지업은 떨어지는 각도가 예리하고, 낙차가 커서 타자들의 헛스윙을 유도하는데 큰 힘을 발휘하고 있다.

13일 인천 SK전에서도 고영표의 춤추는 체인지업이 위력을 발휘했다. 선발 등판해 6이닝 5안타(1홈런) 1볼넷 9삼진 3실점으로 호투한 고영표는 시즌 6승(11패)을 수확했다. 나주환에게 4회 2점홈런을 허용했고, 6회 또 다시 적시타를 맞았지만 이외에는 흠 잡을 데 없는 투구를 선보였다. 특히 그는 주자가 출루할 때마다 삼진으로 위기를 탈출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추가실점을 한 6회 2사 1·2루에서도 박정권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마쳤다.

고영표가 이날 한 경기 개인 최다 삼진을 잡는 데는 체인지업이 주효했다. 그가 기록한 9개의 삼진 중 7개의 결정구가 체인지업이었다. 직구처럼 날아오다 홈플레이트에서 변화하는 공에 SK 타자들의 방망이는 허공을 허무하게 갈랐다. 그도 주무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총 투구수 87개 중 무려 39개가 체인지업일 정도였다. 오히려 직구 종류인 투심패스트볼(36개)보다 체인지업을 더 많이 던졌다.

고영표는 강력한 무기 덕분에 기분 좋은 승리를 챙겼다. 4월 29일 수원 LG전에서 5월 13일 수원 NC전까지 3연승을 달린 후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해, 또 스스로 무너지면서 8연패에 빠졌지만 무려 85일, 13경기(6일 수원 SK전 7이닝 2실점)만에 연패를 끊은 이후 쾌조의 2연승을 달렸다는 게 무엇보다 고무적이었다.

인천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