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캠프 선대본부장 매너포트 집 압수수색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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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스캔들’ 특검, 세금서류 등 가져가
매너포트, 의혹 밝힐 핵심 증인

“로버트 뮬러 특검 임명 이후로 수사관들이 취한 가장 중요한 행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대선 캠프와 러시아의 내통 의혹을 수사 중인 뮬러 특검팀과 연방수사국(FBI)이 트럼프 대통령의 전 선대본부장인 폴 매너포트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고 9일 발표하자 뉴욕타임스(NYT)는 이같이 평가했다. 압수수색은 지난달 26일 실시됐으며 매너포트가 협조했다고 FBI는 밝혔다. 이달 초 증인을 소환하고 증거가 될 수 있는 문서 제출을 요구할 수 있는 대배심을 꾸리기도 한 뮬러 특검팀이 ‘러시아 스캔들’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모양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뮬러 특검과 공조하는 FBI 요원들이 7월 26일 새벽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에 있는 매너포트의 집에 예고 없이 찾아가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고 다량의 문서 등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NYT는 특검팀이 매너포트의 세금과 해외 은행계좌 관련 문서들을 주로 가져갔다고 전했다.

매너포트는 지난해 6월 트럼프 캠프 선대본부장에 임명됐으나 2012∼2014년 친(親)러 성향의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그의 정당에 장기간 자문역을 맡고 거액의 현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8월 사임했다. 매너포트는 당시 로비 활동에 대한 수익 내용을 올해 뒤늦게 공개해 위법 논란이 일었다.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뮬러 특검이 트럼프 캠프의 속사정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매너포트의 다른 약점을 파고들어 관련 혐의에 대한 처벌 수위를 낮춰 주는 대신 러시아 스캔들 수사에서 협조를 받아내는, ‘화이트칼라’ 범죄 수사에 자주 사용되는 ‘사다리 올라가기(climbing the ladder)’ 전략을 짜고 있다고 분석했다. 매너포트는 트럼프 장남과 러시아 변호사의 트럼프타워 만남에도 동석하는 등 수사 관련 핵심 증인으로 꼽히고 있다. NYT는 이달 초 대배심을 구성한 뮬러 특검이 “앞으로 수개월간 (매너포트 자택 압수와) 비슷한 광범위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수사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
#매너포트#트럼프#캠프#압수수색#러시아#스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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