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나보다 黨 생존이 중요” 당권도전 선언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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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국민사과 3일만에 정계복귀 밝혀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8·27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8·27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제가 살고자 함이 아니다. 당을 살려야 한다는 절박함 때문이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3일 8·27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했다. 문준용 씨 제보 조작 의혹 사건에 대한 대국민 사과 후 사흘 만에 정계 복귀 의사를 공식화한 것이다.

안 전 대표는 서울 여의도 국민의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 후) 약 100일간 성찰의 시간은 물러나 있는 것만으로는 책임질 처지가 못 된다는 것을 깨우쳐 줬다”며 “다음 대선을 우선 생각했다면 때를 기다리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겠지만 (저의) 미래보다 당의 생존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소중한 다당제의 축은 국민의당이 살아야 유지되고, 제3당이 무너지면 기득권 양당정치가 부활하게 될 것”이라며 “당 개혁의 출발점에 세울 혁신의 기수를 찾는 것이 당 대표 선거다. 선당후사의 마음으로 출마의 깃발을 들었다”고 밝혔다. 패배한 대선 후보가 아직은 나설 때가 아니라는 당내 비판을 의식해 소통과 외연 확대도 강조했다.

특히 이날 안 전 대표는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극중(極中)주의’라는 신조어를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정동영 천정배 의원에 비해 자신의 강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보통 극좌나 극우에 대해 말씀들을 많이 하지만 반면에 극중이 있다. 좌우 이념에 경도되지 않고 실제로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일들에 치열하게 매진하는 것, 중도를 극도의 신념을 가지고 행동하는 것이 바로 극중주의”라며 “이미 세계적으로도 극중주의로 정권을 잡은 곳이 프랑스이고 전 세계적으로 파급될 거라고 확신한다. 대한민국에는 그 중심에 국민의당이 있다. 그 노선에 대해 보다 더 분명하게 국민에게 알릴 기회가 이번 전당대회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안 전 대표의 출마 선언으로 국민의당은 내홍에 빠지는 분위기다. 조배숙 주승용 유성엽 장병완 의원 등 국민의당 의원 12명은 기자회견 직전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검찰 수사에서 지도부가 증거 조작 사건에 연루되지 않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해서 안 전 대표의 정치 복귀 명분이 만들어진 것은 아니라는 게 이들의 근거였다.

동교동계 등 일부 당내 인사의 탈당 가능성도 흘러나온다.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은 “특정인의 대표 출마로 탈당 사태를 일으킨다면 공당으로서 존재 가치가 없다는 것을 시인하는 것이다. (해당 후보자가) 부적격자라면 낙선을 시켜야지 탈당을 한다면 책임 있는 당원의 사명감이 있다고 볼 수 있겠느냐”며 자제를 촉구했다.

당내에는 안 전 대표가 전면에 나서야 더불어민주당의 선전이 예상되는 지방선거에서 승산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안 전 대표는 6일 당 혁신 구상을 발표하고 본격적인 당권 행보에 나선다.

최고야 best@donga.com·장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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