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왜란때 포로로 끌려간 기생母女의 수난사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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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하령 소설 ‘세뇨리따 꼬레아’

소설 ‘세뇨리따 꼬레아’를 낸 유하령 작가. 나남 제공
소설 ‘세뇨리따 꼬레아’를 낸 유하령 작가. 나남 제공
임진왜란 때 왜군의 포로로 잡혀갔다가 우여곡절을 겪는 남자의 이야기는 소설 ‘베니스의 개성상인’이 유명하다. 여성 포로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 ‘세뇨리따 꼬레아’(나남)가 28일 나왔다.

저자인 소설가 유하령 씨(55)는 28일 기자간담회에서 “당시 약자 중의 약자였던 기생들이 포로로 끌려간 뒤 겪었을 수난을 그리려 했다”고 말했다.

‘기생 엄니’ 수향과 ‘기생 딸’ 정현은 임진년 동래성 전투에서 사로잡혀 일본 히젠나고야 성으로 끌려간다. 수향은 탈출하다가 잡혀 노예로 팔리고 마카오, 인도 고아를 거쳐 리스본으로 끌려가다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이른다. 정현은 포로 생활 중 아들을 낳지만 빼앗기고 수향을 찾아 나선다. 소설은 포르투갈인들과 네덜란드인들의 해상 전투, 선상 반란, 노예 매매 등을 묘사한다.


유 씨는 “임진왜란 당시 포로 10만 명이 일본으로 끌려갔고, 이후 나가사키의 노예시장에서 팔린 이들도 있지만 정확한 규모는 알 수 없다”며 “다만 조선 포로들의 노예화로 마카오, 인도 고아 등의 포르투갈 상관(商館)에서 노예 값이 폭락했다며 선교사들이 보고한 기록이 있다”고 말했다. 유 씨는 2013년에도 병자호란 때 청나라로 끌려간 여성의 이야기를 다룬 ‘화냥년’을 냈다.

이번 소설을 쓰기 위해 남편인 한명기 명지대 사학과 교수와 일본의 고서점을 뒤지며 자료를 찾았다고 한다. 유 씨는 “고서점에서 임진왜란 직후 일본을 여행하고 동방여행기를 남긴 이탈리아 무역상인 카를레티에 관한 일본인의 평론을 발견하고 소설에 참고했다”고 말했다. 이와 별개로 나가사키를 거쳐 마카오에 노예로 팔려가 6년 동안 고초를 겪은 뒤 일본으로 돌아온 조선인 여성 포로의 기록이 알려져 있다고 한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유하령#소설 세뇨리따 꼬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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