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특집 선수 100명에게 물었다] 홈런왕 후보는? 이대호 vs 최형우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3월 29일 05시 30분


홈런은 ‘야구의 꽃’이다. 순식간에 흐름을 바꿔버릴 수 있는 홈런의 매력은 곧 야구의 묘미다. ‘타격왕은 포드(벤츠)를 타고, 홈런왕은 (더 많은 연봉을 받을 수 있으니) 캐딜락을 탄다’는 메이저리그의 경구는 곧 홈런에 열광하는 팬들의 심리를 반영한다. KBO리그의 홈런왕 역사를 살펴보면, 의외로 여겨질 만한 대목이 발견된다. 외국인 홈런왕이 적었다는 사실이다.

외국인선수 제도가 1998시즌 도입된 이래로 우즈(전 OB, 1998시즌 42홈런), 서튼(전 현대, 2005시즌 35홈런), 테임즈(전 NC, 2016시즌 40홈런)가 전부였다. 이 중 테임즈는 최정(SK)과 공동 홈런왕이었다. 외국인 거포를 압도할 KBO리그의 홈런타자 계보가 존재한 덕분이다. 이승엽(삼성, 1997·1999·2001·2002·2003년 홈런왕)~이대호(롯데, 2006·2010년 홈런왕)~박병호(전 넥센, 2012·2013·2014·2015년 홈런왕)가 그들이다.

극심한 타고투저 트렌드가 지속되고 있는 KBO리그 환경에서도 홈런왕은 특급타자들의 전유물이었다. 당대를 호령한 타자들만이 가져갈 수 있는 타이틀이기 때문이다. 2017시즌 홈런왕을 예측하는 스포츠동아의 KBO리그 10개 구단 현역선수 100명 설문은 곧 이 시대 최고타자가 누구냐는 질문과 맥이 닿는다.

선수들은 2017시즌 홈런왕 유력후보로 역대 최고액인 4년 총액 150억원에 한국으로 돌아온 롯데 이대호(왼쪽)와 이에 앞서 역대 최초로 4년 100억원 계약을 한 KIA 최형우를 꼽았다.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선수들은 2017시즌 홈런왕 유력후보로 역대 최고액인 4년 총액 150억원에 한국으로 돌아온 롯데 이대호(왼쪽)와 이에 앞서 역대 최초로 4년 100억원 계약을 한 KIA 최형우를 꼽았다.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응답자의 정확히 30%에 해당하는 30명이 KBO리그로 금의환향한 이대호를 꼽았다. 이대호는 홈런을 치기 어려운 구조인 사직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는 핸디캡을 딛고 2010시즌 44홈런을 기록한 바 있다. 일본프로야구(오릭스, 소프트뱅크)를 평정하고, 메이저리그(시애틀)까지 경험한 이대호의 관록을 선수들이 먼저 인정한 것이다.

‘150억 타자’ 이대호의 강력한 대항마로 ‘100억 타자’ 최형우(KIA)가 지목됐다. 28표로 이대호와 거의 대등한 득표력을 보여줬다. 2011시즌 홈런왕(30홈런)을 해낸 최형우는 2016시즌 KBO리그에서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로 집약되는 통계 수치가 가장 우수한 타자였다. 돌아온 이대호와 타자지존을 놓고 겨루는 기대감이 설문에 반영되어 있다.

2016년 홈런왕(40홈런) 최정의 2연패를 예상하는 투표도 16표가 나왔다. SK의 홈필드 인천SK행복드림구장이 타자친화적인 점은 최정에게 유리한 요소다. 가장 홈런이 어려운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면서도 2016시즌 37홈런을 터뜨린 김재환(두산)도 9표를 얻었다. 외국인타자 중에서는 삼성 러프(5표)와 한화 로사리오(3표)가 그나마 표를 얻었다. 2표 이상을 얻은 선수 중에서 은퇴를 앞둔 ‘전설’ 이승엽(삼성, 2표)이 거론된 것도 눈에 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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