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매출 3월 셋째 주말 20~35% 줄어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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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韓관광금지령 이후 첫 주말
롯데면세점, 쇼핑백에 로고 지워… 관광절벽 시작… 업계 대책마련 분주

“이제부터가 진짜 ‘절벽’인가 싶습니다.”

21일 국내 면세점업계가 받아 든 주말 성적표는 처참했다. 중국 정부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에 대한 보복으로 15일부터 자국 여행사의 한국 여행상품 판매 금지 조치를 시작한 뒤 첫 주말이었다.

롯데면세점은 18, 19일 이틀 동안 전체 매출이 지난해 3월 셋째 주 주말(19, 20일)에 비해 약 25% 감소했다. 특히 중국인 매출은 30% 줄었다. 같은 기간 신라면세점의 중국인 매출은 전년 대비 20% 이상 줄었다. 갤러리아면세점은 15∼20일 하루 평균 매출이 1∼14일 하루 평균 매출보다 20∼30% 감소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신세계면세점 매출도 전월 평균 대비 최대 35% 떨어졌다. 한국 관광 금지 조치가 발표된 이후 처음으로 매출이 감소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그간 우려해온 중국인 관광객 절벽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18, 19일은 아직 15일에 입국한 관광객이 출국하기 전 주말인데도 감소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앞으로가 더 문제”라고 말했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특정 면세점 브랜드를 기피하는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주부터 인천국제공항 면세품 인도장에서 원하는 고객에게 롯데면세점 로고가 새겨지지 않은 쇼핑백을 나눠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자국 여론을 의식해 롯데 로고가 박힌 쇼핑백을 들고 귀국하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면세점 관계자는 “중국인 고객들이 면세품을 인도받은 뒤 다른 면세점 쇼핑백을 구해 바꿔 가는 경우가 많아 아예 로고가 없는 쇼핑백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면세업계는 중국인 관광객 급감을 대체할 소비층을 찾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우선적으로 내국인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각종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롯데면세점은 퇴근 뒤 면세점을 찾는 내국인 고객을 위해 심야 시간대 방문 고객에게 적립금을 추가로 주고 있다. HDC신라면세점은 명품 브랜드 매장을 미리 온라인이나 전화로 예약한 뒤 방문하는 내국인 고객에게 브랜드별로 15∼40% 할인 혜택을 주는 예약 서비스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일본과 동남아시아 등 관광객 국적 다변화를 위한 상품 발굴에도 주력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2월부터 일본인 관광객 수는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 1월 일본인 관광객은 전년 동기 대비 13.1% 늘었다. 신라면세점은 올 1월 일본 온라인 여행사인 ‘라쿠텐 트래블’과 제휴를 맺고 일본인 개별관광객 유치에 적극 뛰어들었다. 동남아 취항 항공사와 양해각서(MOU) 체결도 추진 중이다. 21일 신세계면세점은 남이섬과 업무 협약을 맺고 동남아와 무슬림 개별 관광객 유치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이새샘 iamsam@donga.com·박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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