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의 실패 끝 49세에 우미건설 설립… 35년만에 年매출 1조6000억 기업 우뚝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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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35주년 맞이한 이광래 회장 “갈길 멀어… 성공보다 성취로 평가를”

쉰이 다 되어 늦깎이로 창업한 회사가 35년 만에 연 매출 1조6000억 원이 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지인의 보일러 대리점에 책상 3개와 직원 2명으로 시작한 회사는 시공능력 36위의 중견기업이 됐다. 그동안 건설한 아파트도 10만여 채나 된다.

이광래 우미건설 회장(84·사진)의 이야기다. 그는 49세가 되던 1982년에 우미건설의 전신인 ‘삼진맨션’을 창업했다. 이 회장은 지난달 28일 우미건설의 창립 35주년을 맞아 자서전인 ‘나는 마음을 짓는다’를 펴냈다. 최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우미건설 본사에서 그를 만났다.

이 회장이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행정장교였던 그는 소령으로 예편했다. 18년의 군 생활 끝에 받아든 퇴직금을 투자해 TV회로기판 회사를 만들었다. 하지만 5개월 만에 동업자가 암에 걸리자 문을 닫았다. 은행에서 돈을 빌려 양돈 사업을 시작했지만 1년도 되지 않아 콜레라가 돌아 접어야만 했다.

절망은 깊었다. 조급함도 그를 괴롭혔다. ‘운이 없어도 이렇게 없을 수 있나’ 하는 자책도 들었다. 그러다 주택 사업에 눈을 돌렸다. 당시는 주택 부족이 사회문제로 떠오르면서 아파트가 막 들어서기 시작하던 때였다.

그는 동네 예비군 중대장에 지원했다. 많은 사람을 만나며 주택분야 견문을 넓히기 위해서였다. 1982년 지인들에게 투자를 받아 삼진맨션을 세운 뒤 단독주택사업을 시작했고 1986년 우미건설을 설립했다. 사업 초기엔 설계를 배우기 위해 본보기집 100여 곳을 돌아다녔다. 그를 수상하게 여긴 본보기집 직원들과 다투는 일도 잦았다.

이런 노력을 거쳐 모은 돈으로 상가건물을 세워 세를 놓는 등 생활이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좀이 쑤셨다. 상가 건물을 담보로 이번에는 공동주택사업에 뛰어들었다. 새벽 5시에 현장에 나가 밤 12시가 다 돼 집에 들어오는 생활이 이어졌다. 아예 현장 사무실에서 숙식을 해결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당시엔 군 생활이 그리울 정도로 힘들었지만 그렇게 35년을 견디다 보니 책상 3개가 전부였던 회사가 여기까지 왔다”며 “도전정신이 나의 가장 큰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35주년을 맞은 우미건설은 또 다른 도전을 준비 중이다. 해외 진출이다. 4월 중순 베트남 현지에 법인을 설립하고 시행사업 등을 시도할 계획이다. 특정 사업에 한정하지 않고 주택이나 호텔 등 적당한 규모의 시행사업을 통해 현지 사업 역량을 시험해볼 요량이다.

성남=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우미건설#이광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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