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신드롬, 야구 세계화 홈런을 쳤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3월 10일 05시 30분


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예선 1라운드 3차전 네덜란드와 이스라엘 경기가 열렸다. 4-2 승리를 거두며 3전 전승으로 2라운드에 진출한 이스라엘 선수들이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고척 | 김종원기자 won@donga.com
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예선 1라운드 3차전 네덜란드와 이스라엘 경기가 열렸다. 4-2 승리를 거두며 3전 전승으로 2라운드에 진출한 이스라엘 선수들이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고척 | 김종원기자 won@donga.com
전 세계 야구계를 깜짝 놀라게 했던 2006년 대한민국을 보는 듯하다. 이스라엘 야구는 파란, 돌풍을 넘어 세계야구무대에서 신드롬을 일으킬 기세다.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본선 참가 16개국 중 최약체로 꼽혔던 이스라엘이 지난대회 4강 팀 네덜란드까지 격파하며 A조 1위로 2라운드에 진출했다. 이스라엘은 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WBC A조 1라운드 네덜란드와 경기에서 4-2로 이겼다.

이번 대회가 WBC 첫 참가인 이스라엘은 엔트리 28명 23명이 미국에서 야구를 하고 있지만 이 중 현재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에 이름을 올린 선수는 없다. 야수는 단 12명뿐이며 아이크 데이비스(LA 다저스), 타이 켈리(뉴욕 메츠) 등이 그나마 소속 팀에서 백업으로 뛰었다. 그러나 특유의 탄탄한 조직력과 그물망 수비, 그리고 제리 웨인스타인 감독의 현란한 마운드 운용으로 미래의 메이저리그 올스타로 불리는 네덜란드를 꺾었다.

웨인스타인 감독은 28명 엔트리 중 투수를 16명이나 선발해 고개를 갸웃하게 했지만 1라운드 내내 상대 타자와 흐름에 따라 완벽하게 역할을 나누는 불펜 운용을 선보였다. 이날 경기에는 한국전 선발이었던 제이슨 마르키가 선발로 나와 1이닝 무실점을 시작으로 이어 8명의 투수가 9회까지 이어 던지는 매우 기발한 야구를 선보였다. 한국전에서 3이닝 투구로 승리를 지킨 조시 자이드는 1.2이닝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따냈다.

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예선 1라운드 3차전 네덜란드와 이스라엘 경기가 열렸다. 이스라엘 조시 자이드가 4-2 승리를 거둔 후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고척 | 김종원기자 won@donga.com
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예선 1라운드 3차전 네덜란드와 이스라엘 경기가 열렸다. 이스라엘 조시 자이드가 4-2 승리를 거둔 후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고척 | 김종원기자 won@donga.com

화려한 라인업의 네덜란드 타선은 매회 바뀌는 투수를 효과적으로 공략하지 못했다. 8회초 디디 그레고리우스(뉴욕 양키스)가 통한의 병살타를 치며 마지막 추격 기회를 날렸다.

웨인스타인 감독은 “모두가 우리를 약체로 평가했지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진정으로 원한다면 무엇이든지 이룰 수 있다. 세계적으로 야구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1루수 네이트 프라이먼은 “함께 모여 서로의 장점을 많이 알아가며 자신감을 얻었다. 전 세계 유대인을 대표해 이 대회에 참가한 것 자체가 매우 특별하게 느껴진다. 이스라엘 야구리그 발전에 긍정적 역할이 됐으면 한다. 인종차별과 증오 등 유대인에 대한 편견은 잘 모르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 같다. 우리는 모두 한 야구장에 모여 한국, 대만, 네덜란드, 이스라엘이 함께 야구를 했다.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는 시간이어서 더 뜻 깊은 것 같다”고 소감을 말했다.

고척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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