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산 안창호 선생’ 영화로 만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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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서대 진승현 교수 국내 첫 제작… 내년 말 개봉 목표로 배우 물색
“지하조직 지휘 역동적 모습 그릴 것”

10일 순국 79주기를 맞는 독립운동가이자 교육사상가인 도산 안창호 선생(1878∼1938)이 영화로 재탄생한다.

호서대 문화예술학부 영상미디어전공에서 영상연출을 강의하는 진승현 교수(51·사진)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지하조직인 연통제(聯通制)를 총괄했던 도산의 또 다른 모습을 그릴 예정”이라며 “도산이 영화화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9일 밝혔다. 그는 2018년 말 개봉을 목표로 현재 60% 정도 시나리오 작업을 마치고 내달 중 출연 배우를 물색할 예정이다.

진 교수는 “도산이 그동안 영화화되지 않은 것은 교육사상가로서의 정적인 면모만 대부분 알려졌기 때문”이라며 “연통제라는 지하조직을 지휘한 그의 면모와 더불어 영화적 상상력을 가미해 역동적이고 흥미진진한 사건 중심의 영화를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영화 안창호는 일제강점기 독립운동 등을 다룬 최근 영화 ‘밀정’이나 ‘암살’, ‘덕혜옹주’ 등과 유사해 보이지만 다른 면이 있다. 진 교수는 “밀정이나 암살은 특정한 인물을 명시하지 않았고, 덕혜옹주는 역사적 사실과 달라 논란을 빚었다”며 “영화 안창호는 분명한 실존 인물의 활동을 비추면서 역사적 사실의 큰 틀을 유지한 채 영화적 상상력을 가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악명 높은 고등계 형사 미와 와사부로, 도박판에서 돈을 잃는 것으로 독립운동 자금을 댄 김용환, 독립운동을 측면 지원한 아일랜드계 사업가 조지 쇼 등이 실존 인물로 나오고 도산의 보좌관인 이강혁과 전화국 교환원으로 임정 첩보원으로 활동하는 윤시원 등 가상의 캐릭터가 긴박하고 로맨틱한 스토리를 이끌게 했다.

진 교수는 “긴박감 넘치는 사건으로 영화를 이끌되 교육자이자 사상가, 지략가인 도산의 면모를 놓치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며 “도산의 크고 섬세한 ‘애기애타(愛己愛他)’ 리더십을 풍부하게 전달할 배우를 이미 점찍어 둔 상태”라고 전했다.

진 교수는 2010년 고은의 단편소설 ‘만월’을 원작으로 애절한 부정을 그린 영화 ‘7월 32일’을 감독했다.

이 영화는 일본 후쿠오카 국제영화제에 초청됐고 상하이 국제영화제, 충무로 국제영화제에서도 호평을 받았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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