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의 경제·관광 아이콘으로 자리잡은 진도개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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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 고향에선]

5일 전남 진도군 진도읍 진도개테마파크 공연장에서 진도개공연단이 진도아리랑 가락에 맞춰 공연을 펼치고 있다. 진도군 제공
5일 전남 진도군 진도읍 진도개테마파크 공연장에서 진도개공연단이 진도아리랑 가락에 맞춰 공연을 펼치고 있다. 진도군 제공
5일 오후 전남 진도군 진도읍 진도개테마파크 공연장. 조련사 지시에 따라 진도개가 거침없이 장애물을 향해 내달렸다. 가파른 오르막을 뛰어 넘고 막대봉 사이를 지그재그로 통과하는 능숙한 몸놀림에 관람객들의 박수가 쏟아졌다. 진도개가 흥겨운 진도아리랑 가락에 맞춰 몸을 흔들고, 입에 붓을 물고 그림을 그리자 관람객들 사이에 탄성이 터져 나왔다.

진도군 진도개사업소 운영담당 박서현 씨(31·여)는 “진도개와 함께 줄넘기를 하고 강아지를 안고 사진을 찍는 체험 프로그램도 많아 주말이면 가족 단위 관람객들로 북적인다”고 말했다.

천연기념물 제53호인 진도개가 진도의 경제·관광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진도군은 진도개 혈통을 보존하기 위해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관리 시스템을 도입하고 특수 목적견 육성에 나서는 등 세계적인 명견으로 키우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진도개테마파크 공연 프로그램을 새롭게 단장하고 캐릭터 인형을 개발하는 등 산업화 기틀을 다지고 있다.

○ 진도개 산업화 프로젝트

진도개는 최근 토종견 최초로 동반견에 이어 인명구조 적합시험에 합격했다. 진도군 소유의 진도개 ‘철마’(생후 10개월)는 지난달 대구 달성군에서 열린 국제인명구조견 인증시험에서 1등을 차지했다. 철마는 복종, 장애물 극복능력 등을 평가하는 종합전술과 산악지역에서 제한된 시간 내에 실종자를 찾는 산악수색 부문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철마는 앞서 지난해 11월 동반견 인증시험에도 합격했다.

진도개의 우수성이 입증되면서 군견과 탐지견 안내견 구조견 등 특수 목적견으로 육성하는 명견화사업도 탄력을 받고 있다. 철마는 10월에 개최되는 소방구조견 시험에 도전한다. 소방구조견 시험에 최종 합격하면 경찰서, 소방서 등 현장 인명구조에 투입된다. 같은 달 세계애견연맹(FCI)이 주최하는 일본 도그쇼 어질리티(장애물 경주) 부문에도 출전한다. 진도군은 올해 특수 목적견 육성을 위해 훈련시설을 늘리고 전문 훈련사 20명을 양성하기로 했다.

캐릭터 인형과 손수건 메모꽂이 등 관광상품도 개발돼 다음 달부터 시판에 들어간다. 진도개 인형은 발바닥에 숫자 5와 3을 새겨 넣어 천연기념물 제53호의 의미를 살렸다. 진도개와 함께하는 트라우마 치유센터도 건립된다. 2020년까지 40억 원을 들여 진도개테마파크 인근에 우울증, 세월호 참사 등으로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치유 공간을 마련한다.

○ 혈통관리도 국보급

진도군은 2011년부터 진도개테마파크에서 관광객을 상대로 진도개 무료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주중에는 오전 10시, 오후 3시에, 주말에는 오후 1시에 공연이 펼쳐진다. 매년 5월에는 진도개 페스티벌을, 11월에는 우수 진도개 선발대회를 개최해 진도개 우수성을 알리고 있다.

진도군의 진도개 혈통 관리도 철저하다. 지난해 말 현재 진도군에서 사육되고 있는 진도개는 1만827마리. 이 중 6641마리가 천연기념물로 등록돼 관리되고 있다. 나머지는 생후 6개월 미만으로 아직 심사를 받지 않았거나 심사에서 탈락한 개들이다. 출산증명서를 발급받아 진도를 벗어나면 천연기념물에서 해제된다.

진도군은 출생 직후부터 유전자 검사와 전자칩 삽입 등 과학적인 방법으로 혈통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 사육농가에서 강아지를 출산했을 때 각 읍면이나 진도개사업소에 출산신고를 하면 강아지 코와 입에서 유전자를 채취한 뒤 부모견의 유전자와 일치할 경우 고유번호가 입력된 전자칩을 목덜미 피하조직에 이식해 관리한다. 진도군은 이런 방식으로 근친 교배를 막고 3대 이상의 혈통 관리가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진도개테마파크#진도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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