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포효 터지고 관중도 터지고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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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9만8353명-챌린지 3만6115명 개막라운드 역대최다
수원서 이적한 서울 이상호 동점골… 3만4376명 운집 ‘슈퍼매치’ 무승부
강원은 이근호 2골, 상주 2-1 잡아

2017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1부)이 역대 개막 라운드 최다 관중 기록을 세우며 막을 올렸다. 4, 5일 열린 클래식 6경기에는 9만8353명의 관중이 찾아 2015년 기록했던 8만3817명의 역대 클래식 개막 라운드 최다 관중 기록을 넘어섰다.

또 같이 개막한 챌린지(2부)에도 3만6115명의 관중이 찾아 2015년 기록한 3만4853명의 개막 라운드 역대 최다 관중 기록을 경신했다.

서울과 수원의 ‘슈퍼매치’가 열린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는 역대 클래식 개막 라운드 개별 경기 최다 관중인 3만4376명의 팬이 몰려 뜨거운 열기를 발산했다. 기존 기록은 지난해 전북-서울 경기의 3만2695명이었다.

서울과 수원의 경기는 응원과 야유로 뒤섞였다. 경기에 앞서 장내 아나운서가 양 팀 선수를 소개하면서 서울의 공격수 이상호(30)의 이름을 부르자 수원 관중석에서 야유가 터져 나왔다. 풀타임을 뛴 이상호가 공을 잡으면 수원 팬들은 “우∼” 하는 야유를 퍼부었다. 하지만 이상호는 이날 팀을 패배에서 구하는 동점 골로 수원 팬들의 야유를 한 방에 잠재우면서 서울의 슈퍼매치 리그 7경기(3승 4무) 연속 무패를 이끌었다. 두 팀은 1-1로 비겼다.

이상호는 지난 시즌까지 수원에서 뛰던 선수다. 2006년 울산에서 프로에 데뷔한 이상호는 2009년 수원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이후 병역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상무에서 뛴 2013, 2014 등 두 시즌을 빼고는 줄곧 수원에서 뛰었다.

이상호는 수원 소속이던 2012년 축구협회(FA)컵에서 서울을 꺾은 뒤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제 라이벌이라 하지 말라. 우리는 예전부터 (서울을) 라이벌이라 생각하지 않았다”고 올렸다. 그러면서 당시 이상호는 서울을 가리켜 ‘반칙왕’, ‘북패(북쪽의 패륜)’라는 표현까지 썼다. 이랬던 이상호가 지난해 12월 서울로 이적한 것이다. 라이벌 관계인 수원과 서울 간에는 선수 이적 자체가 드문 일인데 이상호가 다른 팀도 아닌 한때 자신이 패륜이라 언급한 서울로 이적하자 수원 팬들이 그를 ‘배신자’, ‘역적’으로 낙인을 찍어버린 것이다.

이상호는 이날 후반 17분 동점 골을 넣고 두 손으로 머리를 잠시 감싼 뒤 서울 팬들이 자리 잡은 관중석을 향해 가볍게 고개만 숙였다. 이상호는 “수원 팬들의 야유를 최대한 신경 쓰지 않으려고 했는데 생각과 달리 전반전에는 많이 부담스러웠다”며 “상대가 친정 팀이라 골 세리머니는 자제했다. 수원 팬들이 야유할 때마다 서울 팬들이 환호를 많이 해줘 경기를 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우승 후보 전북은 이날 후반 추가 시간에 터진 김신욱(29)의 결승골에 힘입어 전남을 2-1로 꺾었다. 김신욱은 그동안 K리그 개막전에서만 6골을 넣어 개막전 최다 득점 기록을 세웠다. 정조국(33) 이근호(32) 등 스타 선수들을 대거 영입해 눈길을 끈 강원은 4일 상주와의 경기에서 이근호가 두 골을 넣은 데 힘입어 2-1로 이겼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fc수원#이상호#슈퍼매치 무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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