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업 CEO의 산실’ 경북농민사관학교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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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설립후 1만4000여 명 수료
소득증대-수출시장 개척에 기여… 입소문 나며 입학 경쟁률 치열

지난달 28일 경북도청에서 열린 경북농민사관학교 10주년 기념 및 비전 선포식에서 김장주 경북도 행정부지사(가운데) 등 참석자들이 새로운 도약을 다짐하고 있다. 경북도 제공
지난달 28일 경북도청에서 열린 경북농민사관학교 10주년 기념 및 비전 선포식에서 김장주 경북도 행정부지사(가운데) 등 참석자들이 새로운 도약을 다짐하고 있다. 경북도 제공
경북 안동시 풍천면 광덕리에서 마와 우엉을 생산하는 부용농산은 2014년 몽골, 2015년 중국에 진출했다. 1차 생산기반을 갖춘 뒤 2차 제조, 가공을 통해 차와 음료 등 식품도 생산한다. 수확 및 공장 체험과 요리를 배우는 관광상품도 만들었다. 연매출이 2013년 27억여 원에서 2014년 75억여 원으로 늘었다. 유화성 대표는 2014년 경북농민사관학교에서 전통식품 가공 및 산업화 과정을 배워 제품의 부가가치를 높였다.

영천시 금호읍 시월리에서 ‘위(We)’ 와이너리(양조장)를 운영하는 박진환 대표는 지난해 매출 10억 원을 올렸다. 그가 개발한 거봉 화이트 와인은 2014년 대전 아시아와인트로피대회 금상을 받았다. 최근 포도 따기와 와인 제조 및 관리 방법을 배우는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하기 시작했다. 박 대표는 지난해 경북농민사관학교 최고농업경영자과정을 수료했다.

농어업 최고경영자(CEO)를 양성하는 경북농민사관학교가 설립 10주년을 맞았다. 2007년 설립 이후 소득 증대와 수출 시장 개척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료생은 지난해까지 1만4000여 명. 이 수료생들이 운영하는 주요 사업장 209곳을 대상으로 2009∼2015년 운영 상황을 조사한 결과 이 기간 연매출이 평균 240억 원에서 445억 원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자리도 2000여 개 생겼다.

사관학교에 들어오려는 경쟁도 치열하다. 2009년 1. 2 대 1에서 지난해 2.06 대 1을 기록했다. 지난해 농업 6차산업화과정은 정원 25명에 145명이 지원해 5.9 대 1을 기록했다. 매년 정원과 과목을 늘리지만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다. 농산물 가공과 수출, 홍보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지원자가 몰린다는 분석이 나온다. 교육 장소와 시기도 농어업인에게 맞춰 결정한다. 대학 및 연구기관과 다양한 협력 체계도 구축했다.

농민사관학교는 올해를 농어업 국제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원년으로 삼는다는 목표를 세웠다. 논밭을 활용한 소득 다양화와 첨단 농기계 활용, 발효·저장식품 개발, 유용 곤충 활용 같은 10여 개 과정을 새로 만들었다. 소득 증대가 기대되는 농업 6차산업화와 곤충산업은 강좌를 확대했다. 교육 협력기관도 20곳에서 23곳으로 늘렸다.

도는 지난달 28일 농어업인 등 1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농민사관학교 10주년 기념행사를 열고 2020년까지 농어업 CEO 2만 명 양성 및 새로운 10년을 열겠다는 비전을 선포했다. 농민사관학교 설립을 주도한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현장 중심의 지식과 기술, 글로벌 경영 능력을 기르는 세계적인 농어업인 교육기관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농어업 ceo#경북농민사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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