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박병호-황재균 ‘맑음’…WBC 오승환 ‘흐림’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2월 27일 05시 30분


미네소타 박병호-샌프란시스코 황재균(오른쪽). 스포츠동아DB
미네소타 박병호-샌프란시스코 황재균(오른쪽). 스포츠동아DB
코리안 메이저리거 박병호(31·미네소타)와 황재균(30·샌프란시스코)이 시범경기 첫 홈런포를 가동시키며 올 시즌 전망을 밝혔다. 반면 27일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합류하는 오승환(35·세인트루이스)은 경기 감각을 조율했던 첫 등판에서 피홈런 2개를 허용하며 난조를 보였다.

● 경쟁서 살아남아야하는 두 남자의 홈런포

박병호와 황재균은 메이저리그에서 살아남아야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박병호는 지난해 미국무대로 진출했지만 빠른 공에 약점을 보이면서 이렇다할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시즌 후반에는 부상까지 겹치면서 시즌을 조기 마감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입지가 더욱 좁아졌다. 그를 영입했던 구단 수뇌부가 바뀌었다. 결국 팀의 전략에 의해 40인 로스터에서 제외됐고, 마이너리그로 강등됐다.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에는 초청선수로 초대됐다. 캠프에서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지 않으면 안 되는 입장이 됐다.

황재균은 지난 시즌이 끝나고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었다. 원 소속팀 롯데의 파격적인 제안에도 자신의 꿈을 위해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러나 스플릿계약(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 계약 내용이 다른 것)이다. 메이저리그에 승격되면 보장내용이 나쁘지 않지만 루키 신분으로 무한 경쟁 체제에서 살아남아야한다.

샌프란시스코 유니폼을 입은 황재균.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샌프란시스코 유니폼을 입은 황재균.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생존을 위한 첫 번째 걸음이 시범경기다. KBO리그에서 시범경기는 대개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차원에서 진행되지만 메이저리그는 다르다. 특히 자신의 자리를 확고히 하지 못하는 선수들은 결과를 내면서 두각을 드러내야 한다.

지난해 실패를 통해 깨달음을 얻은 박병호는 시범경기가 시작하자마자 불방망이로 무력시위를 하고 있다. 그는 26일 미국 플로리다 주 포트마이어스 제트블루파크에서 열린 보스턴과의 시범경기에 4번 1루수로 선발 출전해 홈런포를 가동했다. 2회 2볼-2스트라이크라는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대형아치를 그렸다. 무엇보다 약점을 보였던 직구를 공략해 만든 홈런이어서 의미가 있다. 2-2로 맞선 3회 1사 만루에서는 희생플라이를 치며 타점을 추가했다. 전날 2타수 2안타로 타격감을 조율하더니 곧바로 홈런을 치며 쾌조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다.

황재균도 같은 날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 경기에서 6회 교체 투입돼 홈런을 쏘아 올렸다. 4-3으로 앞선 5회 무사 1·3루서 상대 짐 핸더슨의 공을 통타해 담장을 넘겼다. 전날 헛스윙 삼진만 두 차례 당했지만 하루 만에 홈런포를 가동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샌프란시스코가 그에게 원하는 장타력을 단 두 경기 만에 뽐내며 경쟁력을 더했다.

세인트루이스 오승환.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세인트루이스 오승환.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 WBC 대표팀 합류하는 오승환은 2피홈런

반면 한국, 일본에 이어 미국에서도 특급 마무리로 자리 잡은 오승환은 첫 출발이 유쾌하지 못했다. 그는 플로리다 주 주피터 로저 딘 스타디움에서 열린 마이애미 말린스와 경기에 3-1로 앞선 3회말 등판해 1이닝 동안 2홈런을 포함한 3안타 3실점했다. 5회 팀 타선이 터지며 5-4로 역전해 패전은 면했지만 이날 경기는 결국 마이애미의 8-7 승리로 끝났다.

선수 스스로에게 아쉬운 결과였다. 오승환은 지난해 단 한 번도 한 경기에서 2홈런을 맞은 것이 없었다. 게다가 이날 시범경기 한 경기만 소화하고 WBC 대표팀에 합류하기 위해 한국으로 이동해야 했다. 대표팀에 합류하기 직전 실전감각을 조율하기 위해 등판한 경기였지만 공이 가운데로 몰리며 홈런을 2방이나 맞고 말았다. WBC에서 마무리로서 역할을 해줘야하는 그이기에 컨디션을 하루 빨리 끌어올리는 게 과제가 됐다.

한편 오승환은 27일 오후 5시30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대표팀에 합류한다. 이후 앞으로 예정된 상무와 경찰청과의 평가전 중 한 차례 등판할 예정이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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