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중견기업]‘치(治)공구의 최강자’ 한국 항공기 산업의 주춧돌 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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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치공구공업㈜

박영욱 대표
박영욱 대표
항공기 산업은 정밀도가 생명이다. 항공기는 곧 탑승객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되기 때문에 엄격한 관리와 높은 품질의 정밀한 부품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를 지켜주는 핵심요소가 치(治)공구다. 1984년 F16 항공기 정비용 치공구 개발을 시작으로 대한민국 항공분야 치공구의 역사 그 자체가 된 기업이 있다. 한국치공구공업㈜이다.

한국치공구공업은 항공 및 방위산업분야의 치공구와 부품을 전문적으로 제작하는 기업이다. 30여 년 전 치공구라는 개념조차 생소했던 국내에서 박영욱 대표는 치공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부족했던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산화에 매진했다.

치공구용 요소부품 개발에서 출발해 항공기의 주요구조물 조립을 위한 치공구 개발에 이르기까지 한국치공구공업의 30년은 치열했다. 국내에서 항공기 개발과 정비에 필요한 각종 치공구들이 대부분 이 회사의 손을 거쳤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항공기 동체와 날개 등을 생산하기 위한 조립 치공구 분야에 가장 많은 기술력과 경험을 보유한 이 회사는 1985년 500MD 헬리콥터 동체조립용 치공구 개발을 시작으로 P3C 해상초계기 및 A320 날개 조립치공구 등을 비롯해 최근 엠브라에르 E2 항공기 동체 조립 치공구까지 민수 및 군수분야를 구분하지 않고 다양한 치공구들을 개발해 왔다.

한국 항공산업의 기틀을 닦는다는 마음으로 회사를 경영하는 박 대표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초음속훈련기 T-50의 개발 당시 지상시험장치를 성공적으로 개발하였다. 또 2013년에는 전투기·훈련기 엔진을 장·탈착하는 데 사용하는 레일형 트레일러의 국산화에도 성공했다. 그뿐만 아니라, 민수항공기로부터 중고도 무인기 및 고고도 무인정찰기에 이르는 다양한 항공기의 부품까지도 그 생산 역량을 확대해 가고 있다. 이런 성과들은 한국 최초 위성발사체인 나로호에도 적용됐다. 러시아의 기술에 의존하던 캐리지(Carriage)의 국산화를 이뤘고, 2021년 발사 예정인 한국형 발사체에도 조립에 필요한 다양한 치공구의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이런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국 방위산업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K2 흑표전차의 탐색개발부터 자동장전장치 개발에 참여했고 천궁(M-SAM) 프로젝트의 다기능 레이더에도 대부분의 구조물 양산을 통해 기여하고 있다.

한편, 창업의 기반이 되었던 토글클램프는 현재 국내시장에서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 영역은 유압 및 공압 클램프까지 확장되었다. 2006년엔 클램프 사업부문을 ㈜케이제이에프로 분사시켜 사업영역을 확고하게 다져가고 있다.

대기업들과 거래가 많은 업의 성격상 한국치공구공업의 고충이 만만치 않지만, 박 대표는 “우리의 고통은 감수하고 땀 흘리겠다. 다만 초과이익공유제의 정비 등 정당한 대가가 지불될 수 있는 분위기 조성만큼은 꼭 정부와 재계에 부탁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태현지 기자 nadi11@donga.com
#한국치공구공업#치공구#항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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