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클래식(1부리그) ‘디펜딩 챔피언’ FC서울이 무시무시한 ‘차이나 머니’를 앞세운 상하이 상강(중국)에 무너졌다.
서울은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상하이 상강과의 2017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32강 조별리그 F조 1차전 홈경기에서 0-1로 패했다. 지난해 클래식 우승에 이어 올 시즌 아시아 정상을 노리고 있는 서울로선 뼈아픈 안방 패배다.
서울은 후반 8분 브라질국가대표 출신 헐크에게 왼발 중거리슛으로 결승골을 내줬다. 후반 14분 데얀이 상대 수비수의 퇴장을 유도하며 얻어낸 페널티킥을 실축하는 등 운도 따르지 않았으나, 스코어뿐 아니라 경기 내용에서도 결코 상대를 압도하지 못했다.
상하이 상강은 중국 슈퍼리그(1부)에서도 공격적 투자로 소문난 구단이다. 올 시즌에 앞서서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첼시와 토트넘에서 사령탑을 지낸 안드레 빌라스 보아스를 새 감독으로 임명했다. 광저우 에버그란데 시절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렸던 엘케손, 지난해 6월 영입한 헐크에 이어 이번 겨울에는 또 첼시 출신 미드필더 오스카까지 데려왔다. 오스카는 주급만 6억원에 이른다. ‘브라질 트리오’로 불리는 이들 3총사는 상하이 상강의 중심 역할을 톡톡히 했다. 올해 상하이 상강에서 2번째 시즌을 맞은 헐크는 지난해와 달리 팀에 녹아든 듯 조직적 플레이로 서울의 골문을 수차례 위협한 끝에 결승골을 뽑아냈다.
중국 슈퍼리그 팀들이 수년 전부터 거대자본을 앞세워 ‘월드 클래스’ 선수들을 영입하며 아시아축구의 지형도를 바꿔놓았지만, 그 영향력은 투자액에 비해 미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적지에서 서울을 침몰시킨 상하이 상강의 힘은 과감한 투자와 조직력이 조화를 이룬,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슈퍼리그의 성장을 보여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같은 조의 우라와 레즈(일본)는 호주 원정에서 웨스턴 시드니를 4-0으로 대파했다. 28일 우라와와 원정으로 2차전을 치를 서울의 부담이 더 커졌다. E조의 울산현대는 가시마 앤틀러스(일본)와의 원정 1차전에서 0-2로 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