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하나銀 이끈 함영주 2년 더 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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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추위, 은행장 단독후보로 추천

함영주 하나은행장
함영주 하나은행장
‘섬김과 배려.’ 서울 중구 을지로 KEB하나은행 본점에 있는 함영주 행장(61)의 사무실 문에 이름 대신 붙어 있는 문구다. 2015년 9월 초대 통합은행장으로 취임한 뒤 자신을 낮추며 현장과의 소통을 중시해온 함 행장의 성격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현장주의, 성과중심의 개혁을 추진해온 함 행장은 이를 인정받아 2년 더 하나은행의 수장을 맡게 됐다.

하나은행은 21일 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통해 함 행장을 은행장 단독 후보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다음 달 주주총회에서 최종 선임하고, 임기는 2년이다. 함 행장은 2015년 9월 옛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 이후 첫 수장을 맡아 지난해 두 은행의 전산통합과 노조통합을 성공적으로 이끈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전산시스템이 통합된 뒤 현재까지 직원 2365명(전체 인사 발령자의 약 50%)을 교차 발령을 내는 방식으로 ‘원 뱅크’를 만들며 결속력도 다졌다.

재임 기간 경영 실적도 뛰어났다. 지난해 하나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조3872억 원으로 2015년보다 31.7% 늘었다.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추정치)이 16.61%로 1.96%포인트 오르는 등 자본적정성도 개선됐다. 임추위 측은 “통합 3년 차를 맞아 조직의 안정과 시너지 극대화를 이뤄낼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1년 5개월 전 하나은행 충청그룹 부행장이었던 함 행장은 김병호 당시 하나은행장과 김한조 외환은행장 등 유력 후보들을 제치고 초대 통합은행장에 ‘깜짝 발탁’됐다. 그는 충남 부여에서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충남 논산시의 강경상고를 졸업했다. 돈을 많이 벌고 싶어 은행원을 꿈꿨던 시골 소년이 1980년 서울은행에 입행한 지 약 35년 만에 은행 수장 자리까지 오른 것이어서 금융업계에서 화제가 됐다.

영업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그에겐 늘 ‘영업통’ ‘소통맨’이란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서울은행이 2002년 하나은행에 인수된 뒤 그는 하나은행 분당중앙지점장, 가계영업추진부장, 남부지역본부장 등을 거쳤다.

행장에 오른 뒤엔 현장주의, 성과중심을 강조하며 파격적인 ‘인사 실험’을 단행했다. 지난달 인사에서 성과가 뛰어났던 퇴직 지점장을 다시 채용하고 40대 젊은 지점장을 대거 발탁해 현장으로 보냈다. 지난해 7월엔 영업성과가 뛰어난 직원을 중심으로 한꺼번에 1000여 명을 승진시키는 파격 인사를 단행하기도 했다. 여기엔 고객 수익률이 높은 프라이빗뱅커(PB) 등 직원 11명도 포함됐다. 능력만 있으면 나이나 직급에 관계없이 보상받는다는 성과주의 원칙을 내세운 것이다.

‘통합은행 만들기’를 위한 밑그림 작업을 끝낸 함 행장이 풀어야 할 숙제도 적잖다. 우선 조직의 화학적 결합을 마무리 짓는 일이 최우선 과제다. 옛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직원들의 인사 및 임금 체계는 여전히 각자 운영되고 있다. 핀테크 등 은행권의 새로운 먹거리 경쟁에서도 앞서나가야 한다. 성과주의를 정착시키기 위해 조직원의 이해를 끌어내는 리더십도 보여줘야 한다.

한편 이날 하나금융지주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하나캐피탈 사장에 윤규선 전 하나은행 부행장, 하나펀드서비스 사장에 오상영 전 하나은행 전무를 내정했다. 정수진 하나카드 사장, 이창희 하나자산신탁, 배현기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은 연임됐다. 다음 달 만료되는 김병호 하나금융 부회장과 함 행장 겸 부회장의 지주 사내이사 임기도 1년씩 연장된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함영주#임추위#은행장#하나은행#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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