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딸 왜 괴롭혀” 계모가 8세 의붓아들 때려 사망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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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몸 멍투성이… 과다출혈로 숨져… 20대 계모 “살해의도 없었다” 주장

자신의 친딸을 괴롭힌다며 여덟 살 의붓아들을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20대 계모가 경찰에 붙잡혔다.

19일 경기 안산단원경찰서에 따르면 18일 오후 4시 40분경 경찰에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안산의 한 병원이었다. 전화를 건 의사는 “남자아이가 의식이 없는데 아동학대가 의심된다”고 다급히 말했다. 출동한 경찰은 침대 위에 의식을 잃고 누워 있는 A 군(8)을 발견했다. A 군의 가슴과 어깨 허벅지에서는 멍 자국이 발견됐다. 응급치료에도 불구하고 약 6시간 뒤 A 군은 숨을 거뒀다. 사인은 복강 내 과다출혈(장기 손상으로 배 안에 출혈이 발생한 것)이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날 오후 2시 반경 안산시 단원구의 한 주택에서 계모 B 씨(29)가 A 군을 수차례 때린 정황이 포착됐다. 다섯 살 난 여동생을 괴롭힌다는 이유였다. 여동생은 B 씨가 전남편과의 사이에 낳은 딸이다. B 씨는 “내 딸을 괴롭히지 말라”며 옷걸이 등으로 A 군을 때렸다. 매질을 견디다 못한 A 군이 정신을 잃고서야 B 씨는 119에 신고했다.

경찰에 따르면 B 씨는 3년 전 지금의 남편과 재혼했다. 남편이 데리고 온 A 군과 딸, 자신과 전남편 사이에 낳은 딸, 그리고 재혼 후 새로 낳은 딸 등 4명을 양육 중이다. B 씨는 경찰에서 “A 군이 동생들을 자주 괴롭혀 훈계 목적으로 매를 들었다”고 진술했다. 그는 “옷걸이로만 때렸는데 갑자기 의식을 잃었다. 살해할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의료진은 “지속적인 학대가 의심된다”고 밝혔다.

안산=김동혁 기자 hack@donga.com
#계모#아동학대#의붓아들#폭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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