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깜짝 주장 선임식, 힐만의 선택은 박정권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2월 13일 05시 30분


SK 힐만 감독-박정권(오른쪽). 사진제공|SK 와이번스
SK 힐만 감독-박정권(오른쪽). 사진제공|SK 와이번스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주장 자리가 공석이던 SK가 12일 주장 선임을 마쳤다. 트레이 힐만 감독이 직접 개최한 ‘깜짝’ 주장 선임식의 주인공은 팀의 최고참인 내야수 박정권(36)이었다. 박정권으로선 2012년 첫 주장 선임 이후, 5년 만에 완장을 차게 됐다.

스프링캠프 출발 전이나 시작 직후 주장 선임이 완료된 타 구단과 달리, 유일하게 외국인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SK는 다소 시간이 걸렸다. 힐만 감독은 직접 주장을 골랐으나, ‘선정 과정만큼은 일방적이어선 안된다’는 의중에 따라 캠프 시작 이후 2주가 지난 시점에 주장이 결정됐다.

힐만 감독은 ‘팀 빌딩’을 위해 베테랑의 리더십이 중요하다는 기본 철학 아래, 코칭스태프는 물론 베테랑, 중간급, 신진급 선수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주장이 가져야 할 덕목’과 ‘어떤 선수가 이를 갖고 있는지’ 등을 선수단에게 직접 확인했다.

그는 “플로리다 캠프를 시작했을 때부터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에게 주장이 갖춰야하는 요건들을 들은 결과 선수들을 잘 돌볼 수 있어야 하고(Caring), 때로는 진실을 이야기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며(Courageous), 어떤 상황에서 일관성 있게 행동해야 하고(Consistency) 이를 모두 실행하면 선수단 내부에 믿음(Credibility)이 생긴다는 결론을 내렸다. 선수들을 많이 지켜봤는데 박정권이 가장 적합한 자질을 가졌다고 판단해 주장을 맡기게 됐다. 선수들의 뜻을 하나로 모아 잘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SK 박정권. 사진제공|SK 와이번스
SK 박정권. 사진제공|SK 와이번스

힐만 감독은 주장 선임을 선수단에 알리기 위해 본인이 직접 특별행사를 준비해 새 주장에게 힘을 실어줬다. 미팅 내용에 대한 사전공지 없이 모이게 한 뒤, 깜짝 주장 선임을 진행한 것이다. 감독이 직접 취지를 설명했고, 투수조 조장으로 선임된 채병용(35)에게 클럽하우스 분위기를 띄워달라는 의미로 고급 블루투스 스피커를, 주장으로 선임된 박정권에겐 선수단의 ‘톱’이 돼달란 의미로 금색 고급 헤드폰을 자비로 구입해 선물했다.

박정권은 “주전경쟁도 중요하지만, 베테랑으로 팀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에 대해 감독님과 미팅을 통해 많이 생각해봤다. 팀의 최선참으로서 부담이 있기도 했지만, 감독님께서 믿고 맡기신 만큼 선수들이 항상 웃고 활기차게 보낼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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